보기만 해도 즐거운 lp는 턴테이블을 갖고 싶게 하고
서점 안 책 옆에 나란히 놓인 지우개는 글을 쓰고 싶게 한다.
걷고 돌아서는 골목마다 라운지 음악이 퍼지는 듯
기분 좋은 자극은 한남동 거리를 따라 끊임없이 흐른다.
군데군데 부서진 벽돌 건물과
까맣게 엉킨 전선을 토해내는 전신주는
'너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
라고 말하곤 내 순서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붙임성 좋은 밀도 높은 도시의 에너지를 동경하게 된다.
참 오랜만의 서울 구경이었다.
평일 오후의 거리를 걷는다는 것
게다가 별다른 목적 없이 걷는다는 것
즐거운 감상은 도처에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