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내가 살아가면서 남긴 부산물들로
누군가가 상처 받지 않길 바라고,
내 부족한 지성의 탓으로
앙심의 가책을 더하질 않길 바라고,
사랑한다고 벌인 일들이
아무 쓸모도 없는 최후를 맞지 않길 바라고,
그 많은 바람에 하늘이 동해서
어느 날 문득 다 깨닫게 되면 좋겠으나
나는 여태 내가 무심코 던진 말로
누군가를 상처 입혔고
내가 모르고 행한 일을
두고두고 후회하며
사랑해서 남는 게 없었다.
바람이 밀려오는 곳에
참 질리지도 않고 서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