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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성 Nov 21. 2020

AC 인터뷰 3: 나에게 스웨덴은 초콜릿 박스다

김예솔님 인터뷰

간결함과 편리함을 담은 북유럽 디자인은 유행을 타지 않는 유행이 되었다. 한국 사회의 1인 가구, 특히 젊은 1인 가구의 수와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케아(IKEA)처럼 실용성을 내세운 다국적 가구회사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노르딕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스웨덴을 비롯한 노르딕 국가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 역시 많아졌다. 이번 AC 인터뷰는 그런 독자를 위해 스웨덴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한 김예솔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낮에도 해가 나지 않고, 3시만 되면 어두워져서 방 안에 있는 가구의 쓰임새가 더욱 중요해지는 11월 중순에 비대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웨덴유학 그리고 독자에게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다면

한국에서 UI/UX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2017년부터 2년 동안 스웨덴 룬드대학교 산업디자인 석사과정(Industrial Design)을 전공한 김예솔이다. 현재는 “Handiscover”라는 스타트업에서 일한다. 장애를 가진 여행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며 고객 관리, 회사 서비스 품질 향상을 담당한다. 한국에서 일했던 경험, 휠체어를 사용하는 개인적 경험,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취향을 모두 고려해서 선택한 직장이다. 


-스웨덴 석사 유학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유학 결정을 듣고 주변의 반응은

5년 정도 직장 생활을 했을 때,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스웨덴에서 영어로 석사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과, 특히 룬드대학교 디자인 석사 프로그램을 지원할 때 이케아 재단이 디자인 전공 유학생에게 장학금 기회가 있다는 정보를 알고 유학 결심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주변에서는 내가 언젠가 공부를 계속할 줄 알았지만, 스웨덴이라는 선택에는 놀라는 사람도 있었다. 

 

-스웨덴에 오기 전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스웨덴 오기 전의 나는 일반적인 직장인이었다. 직업이 나를 대부분 정의했다.

 

-석사 유학 과정에서 취업에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활동  가지만 골라본다면?

룬드대학교 산업디자인 학과는 공대 소속이라서, 룬드대학교 공과대학에서 매년 개최하는 취업 박람회(job fair)에 참여한다. 스웨덴 주요 기업이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고자 관심을 기울이는 자리이고, 같은 전공을 공부했던 사람이 잡페어에서 일자리를 구하기도 했다. 당장 취업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기업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기에는 좋은 기회다. 네트워크와 관련해 한마디 덧붙이자면, 산업디자인 학과는 교수가 대부분 비 스웨덴인인 유럽 출신이다. 스웨덴이 아닌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일하고 싶은 경우 교수가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학생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드물지 않다. 

 

-취업을 위해 본인만의 노력이 가장 필요했던 분야는

취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링크드인 프로필을 잘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또한 스웨덴 노동청에 들어가 보고 등록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흔히 석사 학위 소지자와 같은 고학력자, 스웨덴어 구사력이 낮은 구직자에게는 유용하지 않다는 조언을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모든 공고는 이 홈페이지를 거쳐야 하므로 참고할 정보가 많다. 현 직장도 이 사이트에서 알게 되었다. 스웨덴어로 공고가 되어 있더라도 꼭 스웨덴어 구사자만 뽑는 것은 아니다. 무조건 스웨덴어 공고는 건너뛰지 말고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기회가 많아진다. 


-지금 다시 석사 과정을 시작하는  학기로 돌아간다면 해보고 싶은 것은

스웨덴에 처음 도착해 공부를 시작하면 혼자 있는 시간이 갑자기 많아진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왔으니 더 실감했다. 처음에는 이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잘 쓸지 몰랐다. 다시 돌아간다면, 혼자만의 시간을 더 잘 보낼 취미활동을 준비해서 천천히 해봤을 것 같다. 

 

-예비 유학생이나 유학생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는 분이라면 열정과 도약의 의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것일 수도 있다. 선택지가 무엇이든 너무 고민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실천해봤으면 좋겠고, 졸업 후의 취업 전망 같은 너무 먼 미래에 관한 걱정에만 매몰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청년기에 단기간 혹은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는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열정과 욕망”을 따라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스웨덴은 OOO이다"라는 문장을 완성해본다면

스웨덴은 초콜릿 상자다. 영화 “Forest Gump”의 유명한 대사처럼, 와 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나라였다.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직접 살면서 더 알아가는 부분,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른 모습을 경험하는 일이 많다. 유학 생활을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그런 기대를 하고 긍정적 발견을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인터뷰를 마치며, 예솔씨는 "스웨덴 디자인 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라며 조상우 작가의 <디자인 천국에 간 디자이너: 북유럽 디자인에서 깨달은 것들>을 언급했다. 관련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디자인 천국에 간 디자이너 – Daum 검색


*커버 이미지: Photo by Monique Carrat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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