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님 인터뷰
“그래서 졸업 후에 뭘 하고 싶어?”
대학 교육은 값비싼 투자이다. 등록금은 말할 것도 없고, 학위 과정을 마치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에너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토록 큰 결정을 앞두고서도 많은 이들이 “왜?”와 “무엇을?”이라는 질문에 답을 쉽게 내리지 못한다.
하지만 답을 모른다면, 펼쳐질 학위 과정은 무엇이든 준비해야 할 것 같지만,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주저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AC 인터뷰는 이러한 탐색 과정에서 했던 고민과, 하고 싶은 것이 정해진 후, 나를 돋보이도록 차근차근 노력한 과정이 뚜렷한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에서 통계학 학사를 마치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Linköping University의 Statistics and Machine Learning 프로그램 석사 과정을 마친 SW이다.* 현재 스웨덴에 있는 바이오테크 기업에서 머신러닝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학부 졸업을 앞두고 통계와 머신 러닝 분야 석사 과정을 알아보고 있었다. 졸업 후 바로 취직하기보다는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학부 졸업 전에 우연히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석사 프로그램에 관해 듣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북유럽, 혹은 스웨덴 유학 정보를 더욱 알아보면서 린셰핑 대학교의 해당 프로그램이 배우고자 하는 내용과 연관성이 깊음을 알게 되었다. 때문에 스웨덴 체류 경험이 없었지만 도전해보기로 했다. 주변에서는 스웨덴이라는 장소는 생경하지만, 유학 결정 자체는 놀라운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배움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큰 사람이었다.
석사 논문 프로젝트를 린셰핑 대학 병원에 속한 연구 센터에서 진행하면서, 나의 관심사를 어필할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했고, 결국 채용으로 이어졌다. 논문 주제를 간단히 설명하면, 메디컬 이미지와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았는데, 논문 슈퍼바이저가 이 주제를 다루는 세미나 참여를 권했다.
이후 관심 주제 세미나는 모두 참여하면서 연관 프로젝트 동향도 파악했다. 특히 관심 있는 회사에서 발표하면 관계자와 한 마디라도 대화하려고 노력했고, 인턴 기회가 있는지 적극적으로 문의했다.
이처럼 내가 일하고자 하는 분야를 자세히 알아가면서 구직 시에도 요구 경력 사항보다 자신의 경력이 부족해도 우선 연락을 해 보는 적극적인 태도가 도움이 된다는 점 또한 깨달았다. 현재 회사의 채용도 이런 식으로 이루어졌다. 정리하면 자신의 백그라운드와 관심사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어필하려는 성실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심 분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석사과정 학생으로서 가능한 한 많이 경험을 쌓는 것에 신경 썼다. 우선, 링크드인 공고를 찾아보면서 수업 내용과 직무 요구사항의 차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내용이라면 보수와 관계없이 작은 프로젝트라도 해보려고 노력했다.
한국 회사와 소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도 있고, 논문 작업 이후에도 지도교수와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비슷한 분야를 공부하시는 독자라면 해커톤과 같은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구직 시 인사 담당자가 지원자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보고, 방향성을 가지고 한 분야를 제대로 공략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성공적이다.
리서치 프로젝트라는 코스를 들으면서 관심 분야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논문도 쓰고, 나아가 산학 연계 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프로그램 동기를 보고, 이런 연계가 스웨덴 석사 과정의 강점임을 실감했다.
그 때문에 석사 과정 시작 단계에서 희망 진로 관련 회사 정보를 더 빨리 알고, 프로젝트 코스, 방학 단기 인턴, 논문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며 회사와 지속해서 적극적으로 교류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지나치게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스스로 물었을 때 ‘그동안 열심히 해왔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아울러, 지도교수가 졸업을 앞두고 해 주었던 조언도 공유하고 싶다. 석사 졸업 후의 진로와 관련해서, 유학생 처지에서 졸업 후 바로 주어지는 기회가 있다면, 최선의 선택지가 아닐지라도 불안감에 이를 수락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도교수는 “불안하더라도 눈앞의 기회를 당장 잡기보다는, 기회는 계속해서 생길 테니 내가 원하는 확실한 것을 기다려봐도 좋다”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논문 주제를 잘 고르는 것이 생각보다 더 취업에 많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잘 알면, 더 좋은 주제를 고르고,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나에게 스웨덴은 선택의 기회이다. 석사 생활이 선택과 그에 따른 기회의 연속이었다. 꼬리를 무는 결정이 쌓여 내가 가는 길이 서서히 보였다. 다행히도 지금까지의 선택에 만족한다. 논문 주제도 잘 골랐다고 생각하고, 이후 내 선택이 나에게 좋은 기회를 가져왔기에 이런 말을 떠올렸다.
* 인터뷰 대상자의 요청에 따라 이니셜을 사용했습니다.
*커버 이미지: 매년 초 린셰핑대학교에서 열리는 커리어 페어, 출처: 인터뷰 대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