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IDAHO DAY
최근에 종영을 한 드라마 '런 온(RUN ON)'을 보면 매이에게 첫눈에 반한 지현은 그녀를 따라가 첫눈에 반했다는 말과 함께 "혹시 연애 대상에 남성도 포함이 됩니까?" 라고 질문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에서, 일상에서 우리는 이성도 당신의 연애 대상에 포함이 되냐는 질문을 들어본 적이, 해 본 적이 있었던가. 우리 사회는 암묵적으로 연애란 성별이 다른 두 사람 친구 이상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 정의에 따라 우리는 의례적으로 이성을 만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며, 심지어 이것이 '정상적'인 것이고 이것을 벗어나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규정한다.
혐오란, 나와 다른 범주의 사람을 타자화하고, 정상적이지 않은 것, 고쳐야 하는 것으로 규정할 때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사회는 나와 다른 사람들을 향한 혐오에서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난 5월 17일은 아이다호 데이 (IDAHO-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이었다. 아이다호데이는 1990년 5월 17일, WHO 세계 보건 기구에서 동성애를 치료가 필요한 정신적 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이후 몇몇 국가에서는 동성혼을 합법화하기도 했으며, 동성혼, 동성 동거 관계에서도 입양 혹은 정자 기증을 통한 임신 또한 합법화하기도 하였다.
스웨덴은 1944년에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였다. 이러한 스웨덴도 1979년까지 동성애를 정신적 질병으로 규정하였다. 이에 몇몇 동성애 그룹은 날은 맞추어 동성애를 이유로 병가를 내며 저항하는 투쟁도 있었다고 한다. 이후 같은 해 스웨덴 The National Board of Health and Welfare에서는 동성애를 질병에서 제외하였다. (참고 : Gay rights in Sweden | sweden.se)
Sparacus International Gay Guide는 얼마나 성소수자에게 친화적인가에 대하여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점수를 매겨 "Gay Friendly Index"를 발표한다. 평가 대상에는 차별 금지법, 평등 결혼, 파트너십 및 입양법, LGBT 마케팅을 마케팅에 이용할수록 점수가 추가되고, 성 소수자 방지법, HIV 여행 제한, 종교적 영향, LGBT에 대한 기소, 살인 및 사형 선고에 대해서는 점수가 차감된다. 이를 기준으로 호주가 14점으로 1위, 스웨덴은 12점으로 캐나다, 몰타와 함께 공동 2위이다. 한국은 -2점으로 56위이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이곳 스웨덴은 세계에서 가장 Open-minded인 국가 중 하나이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2019년 트랜스젠더 증오 범죄에 대한 강력한 법적 보호는 스웨덴의 기본법 중 하나인 언론의 자유에 포함 됨으로써 강화되었다. 이는 '다름'이 '틀림'이 아니며, '다름'으로 인해 누군가가 차별받고 상처받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보여 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두에게 나와 다른 어떤 집단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그것 역시 개인의 취향이며 좋아하라고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러한 취향이 차별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며, 모든 형태의 사랑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커버 이미지 출처 : Magnus Liam Karlsson/imagebank.swed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