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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상호 Mar 25. 2018

5화.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들은 감사 인사

7표 차 강원도 경선 승리



나는 노무현의 정치적 비전을 보고 그를 지지하기로 했다. 그래서 2001년 여름에 그를 내 지역구인 서대문구에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그를 새천년민주당 지역구에서 초청해 강연회를 연 것은 우리 지구당이 처음이었다. 그가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였다. 




400명을 수용하는 구민회관을 강연장으로 잡았다.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노무현인가요? 대세는 이인제인데. 줄을 잘못 서는 거 아닌가요?”

나는 슬쩍 변명했다. 

“다음 번에 이인제 후보도 부를 겁니다.”


물론 내가 나중에 이인제 후보를 

서대문구로 초청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구민회관 강당은 거의 빈 자리 없이 가득 찼다. 400여명의 객석을 본 노무현 후보는 감격한 모습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100명이나 올까 했는데...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나로서는 내가 지지하고자 하는 대통령 후보를 초청하면서 빈자리가 보이도록 할 수 없었다. 열심히 홍보하고 당원들의 참석을 독려했다. 왜 노무현이어야 하는지 설득했다. 

그렇게 나는 ‘노무현 지지’로 커밍아웃 했다.      

얼마 후 강원도를 뛰어다니며 들인 노력에도 14표 밖에 얻지 못한 아쉬움은 

얼마 후 승리의 소식으로 보상받았다. 


박빙이었다. 표차가 7표라니. 

내가 모은 14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확보한 14명은 애초 노무현을 찍을 생각이 거의 없는 분들이었다. 

대낮부터 술잔을 기울이며 간곡히 설득을 한 끝에 마음을 돌려세운 분들이었다. 



“이게 뭐라고 서울에서부터 일부러 달려와 표를 부탁하고....

내가 당신 봐서 이번에 한번 노무현을 찍어보겠소.”



이렇게 말한 분들이 대다수였다. 

나는 이들이 나중에 마음을 바꿀까봐 재차 전화로 약속을 확인했고, 

그래서 ‘이들은 절대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었다. 

만일 그 14표가 없었다면 노무현은 ‘7표로 승리’가 아니라 ‘7표로 패배’할 뻔했던 것이다.      


노무현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신승을 강원도에서 거둠으로써 완전히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인제 후보 측에서는 큰 충격을 받았다. ‘설마 강원도에서 지겠나’라며 승리를 자신했던 것이다. 

이렇게 노 후보는 강원도 승리를 통해 광주에서 불어온 바람을 되살려 

이인제 대세론을 꺾고 결국 수도권에서도 승리해 대선후보로 확정되었다.


이렇게 승기를 잡고 대선후보로 확정된 노무현이었지만, 

그 뒤로도 험난한 길이 이어졌다. 

특히 당내에서 심한 역풍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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