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
할 일이 많고 답답할 때
우선 잠을 청한다.
잠자는 그 시간 동안
무엇하나 변하는 건 없지만
단절된 세계로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그럼 잠자리가 아들의 잠투정을 보며
다른 모습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뛰고 놀고먹고
그리고 하루를 정리하며 자야 하는 잠자리에
잠투정이란 이름 아래 우는 것이다.
난 자고 싶어도 못 자는데
아침잠도 자고 낮잠도 자고
저녁 먹고 잠자면 하루가 끝나는데...
"끝?"
그동안 잠은 하루의 종료.
아들에게 이 하루는 더할 나위 없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기에
끝내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닐까?
그래서 난 잠투정이란 말에 새로운 해석을 덧 붙인다.
잠을 자야 하는 의무적 행동에 대한 투정이 아닌
오늘 하루의 즐거움을 영속하기 위한 작은 날갯짓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