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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Apr 25. 2021

가족사진

사진을 찍으러 갔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스튜디오가 많은 연희동으로 큰 맘 먹고 가족사진을 찍으러 갔다.


아침부터 서둘렀지만 출발하고 나니 빠진 게 여럿.


불만과 아쉬움을 뒤로한 채 예약시간에 쫓겨 달렸다.


달리고 달리는 동안에도 짜증과 원망이 삭히기는 커녕 촉박한 시간만큼 점점 더 달아올랐다.


예약시간 두 시간 중 채 1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갖은 애를 써가며 사진을 찍어보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오는 게 이상하리만큼.




아내도 나도 참 많은 걸 잃었다.


즐거운 주말을 잃었고 시간을 잃었으며 웃음도 재미도  잃었다.


찍어온 사진에 담긴 짜증과 속상함이 가족사진에 담겼다.


이 또한 추억이려나?


가족사진이 비싼 이유를 오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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