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규와 오랜만에 수영장을 찾았다.
새벽에 부품을 구입하겠다던 손님 연락도 왔던 차라 나가는 길에 가능하다고 답변하고 준비했는데 다른 데서 구한다고 했다.
아 그냥 아까 바로나갔다 올걸... 매출도 떨어지는데...
아쉬움과 속상함, 급 기운 빠짐에 9시에 나가려던 수영장은 9시 40분이나 되어서야 출발했다.
'동규야, 네 잘못은 아니야.'
어쨌든 늦게라도 가서 좋은 동규와 기분 좋게 수영장에 간다고 생각했지만 내 표정은 안 좋았는지 동규가 조용하다.
수영장에 가서 물놀이를 잠깐 하고 잠수 놀이를 했는데 신기하게도 좀 전까지 짜증 난 상황이나 최근에 새로 공부하기로 했던 것들 그리고 마음의 불편함이 일순간에 사라졌다.
아니 물에 가라앉은 듯했다.
그리고 몸도 서서히 가라앉았고.
얼마 간의 시간이 흘러 숨이 가빠져 나오니 오로지 동규만 보였다.
아 글감이 기억에 남긴 했다.
이후로는 동규랑 수영하고 물장난 치고 동규가 가자고 할 때까지 내리 1시간을 놀고 수영장을 나섰다.
잠깐의 기억이었지만 종종 생각이 많을 때는 잠수를 해야겠다.
심연의 거울로 바라보는 게 아닌 그냥 물속에 처 박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생각해 보니 굳이 다시 꺼내보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