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답게 나이 먹는다는 것!

by 세둥맘

오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코로나 확진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뉴스 속보가 떴다. 큰 딸은 트위터로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글을 확인하였고, 나는 인터넷 뉴스로 확인하였다. 참 빠르고 한편으로는 무서운 세상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일이 순식간에 뉴스로 보도되는 세상이다.


"야, 이제 미국 어떡하냐? 대통령이 코로나에 걸려서!"

"엄마, 걱정 마! 서울에는 시장도 없어!"

둘째가 호탕하게 웃으면서 잠시 잊고 있던 사실을 일깨워준다.


순간 할 말이 없었다. 이 아이들은 도대체 어른들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같은 어른으로써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 항상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아이들이니 나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상세하게 모든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옛날에는 애들은 몰라도 돼! 적당히 얼버무리고 지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는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가 딸들만 한 나이였을 때는 내가 안 보면 그만이었다. 티브 뉴스도 신문도 안 보면 그만이었다. 세상사가 아무리 시끄러워도 내가 살아가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스마트폰만 켜면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각종 뉴스들이 쏟아져 나온다. 정보 과잉 시대이다.


나는 딸들만 한 나이였을 때는 정치에 대해 거의 몰랐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딸들은 그렇지 않다. 둘째가 투표를 처음 하면서 자기가 어느 당을 찍었는지 끝내 말해주지 않았다. 그만큼 자기 소신이 뚜렷하고 부모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이는 스무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의 정치적인 철학과 소신이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판단도 한다.


가족이지만 딸들과는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왠지 정치 이야기를 꺼내면 나는 보수 꼰대가 될 거 같고 아이들의 논리에 휘말려 들어가 패배의 깃발을 들어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정보력이 뛰어나고 자기 소신이 뚜렷한 90년대생 앞에서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좀 부담스러운 일이다. 나이 들면 처신하기가 더 힘들다는 것을 요즘 새삼 느낀다. 어른답게 나이 먹는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