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시집에서
오후 내내
비가 내린다
내 우울한 의지는
먹구름 끝에 머물고
하릴없는 내 천직은
무료한 오후 속에 침잠한다
생각하면
배우고 가르칠 것이
너무 많다는 교단
진리를 노동하는
하루와 또 하루가 어쩔 수 없이
점철되는 나날의 조건반사
문득 하늘 우러르니
우주의 가슴께 야트막히
점점 구름이
여수를 그림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