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책장에 꽂힌
아버지의 시집을 꺼낸다.
아버지가 떠나신 후
스무 해 넘게 잊혔었다.
책 모서리는
먼지가 쌓인 채 검어져 있었다.
조심스레
한 장 한 장 넘겨본다.
간혹 음을 알 수 없는
한자들이 거슬린다.
찾아서 떠듬떠듬 읽어 간다.
조금은 고풍스러운 표현들도
눈에 들어온다.
아버지의 살아온 발자취를
담담히 따라가 본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뒤척이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