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라는 게임의 본질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리뷰

by Wunder
게임명: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제작사: 닌텐도
출시일: 2017.10.27

단순하지만 변주된 전통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구조를 따른다. 마리오가 또다시 납치된 피치를 구하기 위해 쿠파를 쫓는다는 기본 틀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시리즈의 공식이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여기에 ‘오디세이’라는 세계 여행의 테마를 덧입힌다. 마리오는 살아 있는 모자 ‘캐피’를 만나 협력하며, 다양한 왕국을 여행한다. 각 지역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고유한 문화와 캐릭터성을 지닌 장소로 설계되어, 서사적 맥락을 조금 더 풍부하게 한다.

흥미로운 점은 게임의 주제 의식이 ‘소유’가 아닌 ‘공유’와 ‘교류’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쿠파가 피치를 ‘결혼’이라는 명목으로 소유하려는 반면, 마리오와 캐피는 협력과 교감을 통해 모험을 완수한다. 단순한 구출극을 넘어서, ‘다른 존재와의 관계 맺기’라는 현대적 메시지를 가볍게 담아낸 셈이다.


다채로운 무대와 세대의 교차

마리오 오디세이는 연출적으로도 ‘여행’이라는 테마를 충실히 구현한다. 도시 왕국처럼 현실적인 도시 풍경부터, 모래 왕국의 멕시코풍 축제 분위기, 바다 왕국의 투명한 수중 신전, 요리 왕국의 알록달록한 색감까지, 각 지역은 서로 완전히 다른 미학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시각적 대비는 플레이어가 진짜 세계 여행을 하는 듯한 감각을 준다.

도시 왕국에서 마리오가 2D와 3D를 오가며 과거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시절을 오마주하는 순간,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시리즈 자체에 대한 축제적 자기 성찰을 연출한다. 이는 30년 이상 이어진 마리오의 역사와 현대적 감각이 하나의 무대로 결합하는 순간이다.

사운드 역시 각 지역의 개성을 살려낸다. 경쾌한 재즈, 밝은 축제 음악,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교차하며, 플레이어의 감정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변신의 자유와 수집의 매력

마리오 오디세이의 가장 큰 혁신은 ‘캡처’ 시스템이다. 마리오가 캐피를 던져 적이나 오브젝트를 차지하면, 그 능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파워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고질라 같은 공룡으로 변신해 장애물을 부수거나, 개구리가 되어 높은 곳에 점프하거나, 탱크를 조종해 전투하는 등, 각 캡처는 탐험과 퍼즐 해결 방식 자체를 바꾼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매 순간 새로운 놀이터에 들어선 듯한 신선함을 경험한다.

또한 ‘파워 문’ 수집은 전통적인 ‘스타’ 수집 시스템을 계승하면서도, 수량을 압도적으로 늘렸다. 800개 이상의 파워 문은 각기 다른 난이도와 접근 방식을 갖고 있어,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자신만의 속도로 플레이할 수 있다. 이는 강제적 도전이 아닌 ‘놀이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또한 수집의 방법 역시 합리적이다. 단순히 찾기 어렵게 숨겨놓는 데에 집중한 것이 아닌, 플레이어가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직관적이면서도 정교하게 숨겨져 있다.

조작 역시 정교하다. 점프, 벽차기, 롱점프, 캡처 연계 등 다양한 움직임이 매끄럽게 연결되며, 마리오 특유의 ‘움직이는 재미’를 극대화한다.

이러한 지점은 마리오 오디세이의 ‘완벽한 레벨디자인’과 맞물려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다. 모든 기믹은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으며, 특정 지역에서 활용하는 기믹은 플레이어에게 아주 가벼운 미션 수행부터 보스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습득된다. 이러한 지점에서 마리오 오디세이에서 지금 플레이하는 왕국은 다음 플레이할 왕국의 튜토리얼이되고 또 동시에 다음 플레이할 왕국은 그 다음 플레이할 왕국의 튜토리얼이 된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이런 선형적 성장에 있어서 왕국이 점차 단순히 난이도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디자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음 왕국에서 습득하는 내용들은 다시 이전 왕국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왕구의 순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않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예술성과 한계

마리오 오디세이는 기존 시리즈의 만든 플랫포머 게임을 넘어, ‘플랫포머 장르가 여전히 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시각과 음악, 서사와 조작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플레이어에게 하나의 거대한 놀이공원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자기반영적 연출과 세대 간 교차는, 이 게임을 단순한 신작이 아니라 ‘슈퍼 마리오’라는 문화 아이콘의 집대성으로 만든다.

다만 단점도 있다. 일부 파워 문이 불합리한 곳에 숨겨져 있는 경우도 있다 (매우 일부지만). 또한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낮게 설계되어 있어, 하드코어 게이머에게는 도전적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이는 마리오 시리즈의 정체성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의도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마지막에 해결해주는 스테이지가 존재한다. 그동안의 기믹을 전부 담은 스테이지이다. 아쉬운 점은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 기존 스테이지 들에서 얻은 보상과 성취감의 정도에 비해 그저 엔딩으로 향하며 NPC들의 응원과 축하의 말 정도에 그친 것이다. 여운을 남겨주는 엔딩이자 보너스 스테이지 개념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준이기는 하다.


놀이와 예술의 경계 위에서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는 해당 IP가 아직도 무궁무진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 작품이다. 단순히 피치를 구하는 모험을 넘어서, 플레이어에게 끊임없는 변신과 발견, 그리고 축제적 순간을 제공한다. 마리오 오디세이는 오락성과 예술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마리오라는 캐릭터가 단순한 게임 아이콘을 넘어 세대를 잇는 문화적 상징임을 다시금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