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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이랑 Jul 11. 2021

요즘
수학 문제집들은 글이 수북하다

수학 홈스쿨

요즘 수학 문제집들은 글이 수북하다. 

국어책을 보는 듯하다. 그 수북한 글 속에는 경제 용어도 나오고 이솝이야기도 나오고, 강아지가 나오는 따스함도 보인다.    

  

아이는 수학 공부 작심 3일째 들어가자 멘탈이 흔들흔들해졌다.  

이때 살짝 수학의 마법을 느껴야 하는데 하고 생각하던 중에 방정식 단원에서 글이 식으로 변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대여섯 줄이나 되는 문장제 문제들이 방정식으로 사악 정리되었다. 한 줄로 된 수와 수학 기호들이 채워가는 언어들이 아이의 연습장에서 춤을 추며 답을 구하고 있었다. 

와우 하며 식으로 바뀐 언어들에 감동하고 그 답을 구하는 아이의 모습에 감동하며 한마디로 감동의 도가니가 되었다. 어려운 문제를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건너가는 아이가 기특하고 고마웠다. 

그래 즐거우면 다야.      


수학은 이제 국어와도 친한 과목이 되었다. 국어 없이는 수학도 없는 절친이 된 것 같다. 

문제집 옆에는 아이의 언니들이 예전에 읽던 '수학 비타민'이란 책이 거봐 내가 뭐랬니 하며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읽다가 만 페이지를 펼쳐놓고 뒤집어져있다.

강아지가 두 주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신나게 꼬리를 흔들며 뛰어다니는 거리를 구하라고 하는 문제를 접하면 긴 문장이 수학의 앞을 막고 답으로 가는 1차 관문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아이는 문제를 접하고 그림을 그린다. 한쪽에는 여자아이 다른 쪽에는 남자아이. 그사이 강아지 그림도. 긴 선을 그어놓고 왔다 갔다 하는 강아지의 행동을 나타내려고 노력도 했다. 자신의 그림을 보며 잠시 생각하고 연필로 그림 위를 강아지와 함께 달려보고 식을 쓴다. 이미 강아지 그림은 까만 연필 자국으로 지저분해졌다. 식을 쓰고 답을 구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좋았다.


v자로 체크된 강아지 문제를 끙끙대며 다시 풀다가 안돼 안돼 난 봐야겠어 하며 1차 포기 신호를 보냈다. 아이가 유튜브에 중학 1 센수학 문제번호를 검색하니 그 문제를 친절하게 강의해주시는 선생님들이 우르르 나왔다. 여자 선생님, 남자 선생님,  외국인인데 한국말을 엄청 잘하고 수학도 잘하는 잘생긴 선생님, 목소리가 예쁜 손만 보이는  선생님, 아이들과 공감하고 싶으신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옷을 입고 친절하게 가르쳐주시는 선생님. 아이는 자신과 잘 맞아 보이는 강의를 들었다. 개념을 다시 이해하기 위해 이 문제유형의 개념을 친절히 설명해 주시는 강의도 듣는다. 완전히 이해되었는지 혼자 다시 풀어본다.  옆에서 지켜보는 구시대 엄마의 눈에는 이 모든 것이 서프라이즈였다.


아이의 강아지 그림 정도는 강의하시는 선생님들이 이미 이해를 잘하도록 칠판에 기본적으로 그려주시고 계셨다. 아이가 그린  강아지가 갑자기 기죽어서  깨갱하는 것 같다.  10년 전 15년 전 큰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는 접하기 힘든 풍경이다. 이렇게 변하는구나. 이렇게 좋은 학습 상황인데.... 우리의 학교는 얼마큼 변했을까? 코로나로 집에서 학습하기 더 좋아진 영향도 있지만, 왠지 학교의 역할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된다. 

세상의 변화에 맞게 선생님과 학교가 부지런히 변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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