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틀 동안 화가 났을까_23.10.18
아들의 발언과 아이들의 발언
아. 정말 말도 못 하게 열이 받았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뭔가. 단언하는 말이다.
<넌 그렇다. 넌 이렇다.>
너무 싫은 그 말을 내 애를 회초리로 후려치며 엄청 해댔다. 너무 짜증 나고 나 자신이 싫었다.
그런데 왜 회초리로 애를 때렸을까?
이유는 하나였다. 멘트가 문제였다.
<엄마 때문이야!!!><엄마는 꼭 그래!!><말하면 안 해줄 거잖아><그럼 어떡해???>
억울함을 가득 안은 채로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10살 난 아들의 모습을 보면, 와 정말... <뭐 이런 이기적인 새끼가 다 있나> 싶다. 지 원하는 건 원하는 대로 다 했는데 뭐가 저렇게 불만족스럽고 욕구불만 가득한 채로 억울함을 표할까 싶은 거다. 뭐 엄마가 가장 만만한가? 엄마라는 이유로 니 감정 다 받아야 하냐? 내가 왜? - 맨날 이렇게 강단 있으면 얼마나 좋으냐. 그런데 1초 뒤에 미친 듯이 이런 생각을 했다는 내가 부끄럽고 짜증 난다.
뭐 좀 시키면 <내가 왜??>라고 대꾸하는 이 새끼.
어떡하지? 내가 왜라니.... 아들아...
15명쯤 되는 돌봄반 아이들은 어떤지. 여기도 난리부루스다. 날마다 내 무능력과 이 날뛰는 아이들을 보며, 날마다 좌절하고, 좌절하고 나서야 아차 싶고, 그래도 믿고 맡겨주시는 학부모님들과 교장선생님을 1초 생각해 보다가, 아이들의 원래 마음과 의도는 별 뜻 없이 순수함을 생각해 본다.
똑같다. 내 아들과. 돌봄 반이.
이제 선생님과 친해졌다고. <아~ 선생님 그렇게 하기 싫어요~><아~~ 왜요~~> 이런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래. 내 마음대로 놀 때는 좋지. 그런데 그걸 제한할 때는 싫지. 자유롭게 풀어주더니 갑자기 뭘 하라니 또 싫지. 놀고 있는데 뭘 시키니 싫지. 그래 이해한다.
해결되지 않을 거고 해결할 수 없다. 그런데 관계 속에 가장 중요한 건 의도를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뢰가 깨지지 않기 위해선 의도를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너에게 주는 무한한 자유 속에 통제와 제한은 최소한일 뿐이야. 공동체로 서로 불편하지 않았으면 해서, 아니면 적어도 해야 할 네 의무는 네가 해내길 바라서... 딱 2가지인데....
그 의도가 왜곡되어 전달되었다면 미안할 뿐이다.
회초리... 보다... 더 불편하고 효력이 미미하지만 오늘도 더 친절하게 내 의도를 이야기해주고 싶다. 이게 내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