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배우자

669 MAR.1 이번 주 무엇이 당신을 움직이게 했나요?

by 와이작가 이윤정

MAR.1 이번 주 무엇이 당신을 움직이게 했나요?

『애덤 그랜트의 생각수업』 하루 한 장, 당신의 일상에 영감을 불어넣는 문장, 애덤 그랜트


"병원 다녀 와. 이번 주에 중요한 일 있잖아."


또 배탈이다. 한 달 전 즈음인가 굴을 잘 못 먹어서 배탈이 났었다. 장염으로 고생했다가 겨우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목요일 부터 다시 배가 아프다. 아무래도 뭔가 또 잘 못 먹은 것. 거슬러 올라가니, 순대국밥집에 가서 어리굴젓을 또 먹은 게 문제인가 싶다. 하루 더 건너가 보니, 집에서 하루 지난 우유에 콘프로스트를 말아 먹은 것도 문제였다. 사무실에 개봉했다가 막아 둔 생수병을 일주일 이상 밖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었었다. 그걸 또 마셨다.


지나고서야 내가 내 몸에 무슨 짓을 한 건가 싶다. 지난 번 다녀온 병원에는 또 챙피해서 못 갈것 같고 랩실 근처에 있는 병원에 다녀왔다. 분명 내가 보기엔 장염같아 보였다. 속이 메스껍고, 배꼽 위쪽이 아팠다. 오한도 느껴졌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병원에 가야겠다 싶었다.


W가 알아봐 준 곳은 가정의학과였다. 걸어서 5분 거리안쪽이다. 병원에 갔더니 벽에는 여러 영양제와 피부 관리 환자도 많이 보였다. 잘 못 왔나 싶을 정도로. 의사가 청진기로 배에 갖다 데더니, 위염 약을 처방해 준다. 나는 장이 아픈 것 같은데... 아무 말 못하고 처방전을 받아 내려왔다. 약사가 위염 약이라며, 빈 속에 먹어도 된다고, 속 메스꺼운 건 잡아줄 거라고 한다. 그날 아침 먹은 후 점심을 굶고, 저녁도 굶었다. 랩실에서 퇴고를 좀 해볼까 싶어서 일찍 나왔는데, 결국 오후 4시 30분에서야 집에 갔다.


얼른 나아야 했다. 일요일 저녁에 책쓰기 수업이 있기 때문이다. 다 포기하고 씻고 침대에 누웠다. 황토찜질팩을 켜서 배위에 올려두었다. 4 시간 이상 잠을 잤다. 그럼에도 십나오 글쓰기, 매일 끌쓰기가 찜찜했다. 660일을 이어가고 있는데, 배탈 하나로 그냥 넘길 수 없다. 침대에 옆으로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 대표 그림도 캔바로 작업해서 올리지만, 그날은 그런 건 포기했다. 오롯이 글만 남기자는 생각으로. 그렇게 십나오 글쓰기와 가난한 와이의 연감 글을 썼다.


아마 혼자 였다면 그냥 포기하고 잠을 잤을 것이다. '공유'라는 시스템 장치 덕분에 아파도 한 줄이라도 쓰자라는 걸 지켜낼 수 있었다. 포기하고 싶을 때, 10년 뒤에 나는 '꾸준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아픈 날도 꾸역꾸역 글을 쓰고 공유한다. 그래야 기록이 남기 때문이다. 다 낳았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미련하게 보일진 모르지만, 그럼에도 쓰는 사람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아픈 상황에서도 나를 움직이에 한 건 바로 '글쓰기 시스템' 덕분이었다. 혼자 쓰는 글이지만, '십일 나에게 5분(십나오)' 여유당 글쓰기와 가난한 와이의 연감 365일 글쓰기를 매일 지켜가겠다고 결단한 시스템 덕분이다.



배탈 가지고 겨우 이런다. 수강생 작가중에는 암 투병 중에도 글을 써내려 가셨다. 나중에 더 큰 질병에 걸렸더라도 이 습관을 이어갈 수 있을까? 배탈로도 이렇게 힘들어 했다. 아픔에는 강약이 없는 것 같다. 그냥 아픈 것, 아프지 않은 것 두 가지 뿐인 듯 싶다.


다행히 위염 약도 이틀 만에 괜찮아 졌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하고, 점심은 또 건너띄었고, 저녁에는 허기가 질 만큼 배가 고파졌다. 코다리찜과 곤드레밥으로 반찬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이번 주 나를 움직이게 한 건 글쓰기와 배우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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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배우자 #배탈 #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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