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또 다른 시작

제주도 한달살기와 뉴질랜드 여행을 마치고

by Wynn

꿈같은 시간이었다.

마흔 여섯 늦은 나이에 아빠 육아 휴직을 내고

아내와 아이와 함께 떠났던 두 번의 긴 여행.

한 달이 조금 넘는 여행같은 제주살이와

뉴질랜드에서의 4주라는 특별한 시간.

솔직히 내가 경험했던 이 모든 것들이

꿈처럼 다가온다.

몇 달 동안 그냥 꿈을 꾼 것만 같다.


나의 버킷리스트 2가지를 이제는 지운다!

하나는 가족과 함께 하는 제주도 가을살이고,

또 하나는 뉴질랜드 남섬 캠핑카 여행이다.

더 나이를 먹기 전에

두 가지를 이룰 수 있어서 마냥 행복하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나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믿어준 아내와

몇 달 동안 긴 거리를 지치지 않고

따라와 준 7살 아들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소심한 월급쟁이의 궤도 이탈은

이제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1주일 후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다.

육아휴직이 끝나는 것이다.

다시 아침 6시 30분에 출근을 해야하고,

지루한 회의가 이어지고,

또 보고와 보고서 속에 빠져야 한다.

윗사람들 눈치도 보고,

사람들과 밀당하며 협상도 해야 한다.

회사라는 전쟁터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여전히 스트레스는 받겠지만,

분명 달라진 것이 있다.


앞만 보고 달렸던 나였지만,

이제는 옆도 보고 뒤도 볼 수 있다.

회사생활이 전부가 아닌,

새로운 돌파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부터는 그 준비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나는 또한 파랑새도 찾았다.

벨기에 극작가 마테를링크가 지은 동화 '파랑새'

어린 남매가 크리스마스 전야에 꿈을 꾼다.

파랑새를 찾아서 떠나지만

결국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잠에서 깬다.

하지만 자기들이 기르던 비둘기가

바로 그렇게 애타게 찾던 파랑새였다.


모두가 꿈꾸는 제주도와 뉴질랜드!

어쩌면 나는 그곳으로 떠나면서

거기에는 파랑새가 산다고 생각했다.


여행객들 눈에는 제주도와 뉴질랜드

모두가 아름답고 완벽한 최고의 여행지였지만,

제주도에서도 뉴질랜드에서도

삶은 고단해 보였다.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은

나의, 우리의 일상도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아침부터 밤까지 돈을 벌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바쁘게 뛰었고,

높은 물가와 부족한 일자리도

만만치 않은 과제였다.


지금 내가 사는 바로 여기가

내게 가장 잘 어울리고

내가 있어야할 곳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을 수 있었다.


여행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버킷리스트를 2가지나 이루었고,

내 삶의 소중함도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

그 시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한다.


다시 신발끈 단단히 동여매고

2023년을 달려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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