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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ynn Jun 02. 2024

윤종신의 '나이'를 듣고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조용한 일요일 오전.

커피 한 잔을 들고 편안한 소파에 앉는다.

멀리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살짝 핸드폰에 저장된 노래를 듣는다.

커피 향과 음악에 취해서  눈을 감는다.


눈을 감고 음악에 빠져 있던 나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해 주는 노래 한 곡.

윤종신의 '나이'라는 노래.

가사가 내 마음 속 깊이 들어온다.

다시 듣고, 또 한 번 다시 듣고

뭔가 사무치는 것이 있다.


나이라는 두 자리의 숫자가 전해주는 의미.

그 숫자에 떠밀려 앞만 보고 살다가

결국 나란 존재의 진정한 의미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고맙다라는 말조차 쉽게 하지 못하고

결국 세상을 떠나는 순간이 오면 후회한다는 것.


이 노래가 담은 얘기들이다.

아주 오래 전에는 너무 쉽게 흘려들었던 가사였는데,

이제는 가슴 깊은 곳의 울림으로 내게 다가온다.


세상을 다 알 것 같았지만

아직도 세상을 모르겠고

나 자신조차도 잘 모르겠다.

주변 사람들에게 잘 해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서 후회만 남고

이렇게 나이만 먹어가고 있다.


공감이 되는 윤종신의 '나이'

이 노래는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이 되어서 맛이 나는

중후한 와인같은 노래가 아닐까 한다.


'나이' - 윤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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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는 걸 알고 되는 걸 아는 거

그 이별이 왜 그랬는지 아는 거

세월한테 배우는 거

결국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거


두자리의 숫자 나를 설명하고

두자리의 숫자 잔소리하네


너 뭐하냐고 왜 그러냐고 지금이 그럴 때냐고

잊고살라는 흔한 말은

철없이 살아가는 친구의 성의없는 충고

내 가슴 고민들은 겹겹이 다닥다닥 굳어 버린 채

한 몸되어 날 누른다

날 사랑해 난 아직도 사랑받을 만해


이제서야 진짜 나를 알 것 같은데

이렇게 떠밀리듯 가면 언젠가 나이가 멈추는 날

서두르듯 마지막 말 할까봐


이것저것 뒤범벅인 된 채로

사랑해 용서해 내가 잘못했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널 사랑해 날 용서해


지금부터 채 두자리를 넘기기 어려운데

늘어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하지 말아야 할 게 늘었어

어린 변화는 못 마땅해 고개 돌려 한 숨 쉬어도

날 사랑해 난 아직도 사랑받을 만해


이제서야 진짜 나를 알 것 같은데

이렇게 떠밀리듯 가면 언젠가 나이가 멈추는 날

서두르듯 마지막 말 할까봐


이것저것 뒤범벅인 된 채로

사랑해 용서해 내가 잘못했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널 사랑해 날 용서해

지금부터 내 잘못이야

날 용서해

지금부터 날 사랑해 지쳐가는 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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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되었던 내겐 아직 삶의 절반이 남아 있다.

인생의 마지막 날.

환하게 웃으면서 삶을 마무리할 수 있길 바라며

내게 남은 인생을 후회없이 살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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