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일요일 오전.
커피 한 잔을 들고 편안한 소파에 앉는다.
멀리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살짝 핸드폰에 저장된 노래를 듣는다.
커피 향과 음악에 취해서 눈을 감는다.
눈을 감고 음악에 빠져 있던 나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해 주는 노래 한 곡.
윤종신의 '나이'라는 노래.
가사가 내 마음 속 깊이 들어온다.
다시 듣고, 또 한 번 다시 듣고
뭔가 사무치는 것이 있다.
나이라는 두 자리의 숫자가 전해주는 의미.
그 숫자에 떠밀려 앞만 보고 살다가
결국 나란 존재의 진정한 의미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고맙다라는 말조차 쉽게 하지 못하고
결국 세상을 떠나는 순간이 오면 후회한다는 것.
이 노래가 담은 얘기들이다.
아주 오래 전에는 너무 쉽게 흘려들었던 가사였는데,
이제는 가슴 깊은 곳의 울림으로 내게 다가온다.
세상을 다 알 것 같았지만
아직도 세상을 모르겠고
나 자신조차도 잘 모르겠다.
주변 사람들에게 잘 해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서 후회만 남고
이렇게 나이만 먹어가고 있다.
공감이 되는 윤종신의 '나이'
이 노래는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이 되어서 제 맛이 나는
중후한 와인같은 노래가 아닐까 한다.
'나이' - 윤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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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는 걸 알고 되는 걸 아는 거
그 이별이 왜 그랬는지 아는 거
세월한테 배우는 거
결국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거
두자리의 숫자 나를 설명하고
두자리의 숫자 잔소리하네
너 뭐하냐고 왜 그러냐고 지금이 그럴 때냐고
잊고살라는 흔한 말은
철없이 살아가는 친구의 성의없는 충고
내 가슴 고민들은 겹겹이 다닥다닥 굳어 버린 채
한 몸되어 날 누른다
날 사랑해 난 아직도 사랑받을 만해
이제서야 진짜 나를 알 것 같은데
이렇게 떠밀리듯 가면 언젠가 나이가 멈추는 날
서두르듯 마지막 말 할까봐
이것저것 뒤범벅인 된 채로
사랑해 용서해 내가 잘못했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널 사랑해 날 용서해
지금부터 채 두자리를 넘기기 어려운데
늘어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하지 말아야 할 게 늘었어
어린 변화는 못 마땅해 고개 돌려 한 숨 쉬어도
날 사랑해 난 아직도 사랑받을 만해
이제서야 진짜 나를 알 것 같은데
이렇게 떠밀리듯 가면 언젠가 나이가 멈추는 날
서두르듯 마지막 말 할까봐
이것저것 뒤범벅인 된 채로
사랑해 용서해 내가 잘못했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널 사랑해 날 용서해
지금부터 내 잘못이야
날 용서해
지금부터 날 사랑해 지쳐가는 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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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되었던 내겐 아직 삶의 절반이 남아 있다.
인생의 마지막 날.
환하게 웃으면서 삶을 마무리할 수 있길 바라며
내게 남은 인생을 후회없이 살아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