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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ynn Jun 06. 2024

아빠가 되어간다는 것 -4-

첫 캐치볼 추억

아들을 가진 아빠들의 로망이 있다.

아이와 함께 넓은 잔디밭에서 야구공을 던지고 받는 것.

바로 캐치볼이다.

오래 전 미국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보았던 모습.

나 또한 아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작은 소망이었다.


올해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들.

이제 슬슬 공을 던지고 받을 수 있는 그런 나이가 되었다.


열렬 한화 이글스팬인 아빠를 따라서
열심히 야구장만 따라다녀서

눈으로만 야구를 배웠고,

실제로 야구를 해본 경험은 없기에

이제 뭔가 몸으로 하는 경험이 필요했다.


아침 일찍 아들과 함께

근처의 야구 판매점으로 향했다.

글러브부터 배트, 야구공 등 없는 것이 없었다.


수십만원이 넘는 고급 글러브부터

초보자용 글러브까지 선택지가 많았다.


나와 아이, 모두가 초보였기에

5만원짜리 저렴한 글러브를 골랐다.


아들의 인생 첫 번째 야구 글러브다!

작은 손에 자기만의 글러브를 끼어본 아들은

수줍은 듯 환한 웃음을 지었다.

마치 야구선수가 된 듯 뿌듯한 표정.

글러브 사용이 쉽도록 길들이기를 한 후에

곧장 근처의 공원으로 향했다.


아들의 입에서 빨리 빨리 라는 말이 나왔다.

사람들이 없는 잔디밭으로 갔다.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캐치볼을 시작했다.

처음이라서 많이 어색하고 부족했지만

한 구, 한 구 .......

야구공이 아들 나 사이를 오갔다.


묵직하게 공을 받고 던지는 느낌이 좋았다.

아들이 멋지게 공을 잡을 때면

우리 둘은 모두 미소를 지었다.

" 힘내 아들! 잘하고 있어."

그렇게 열심히 주고 받았다.

내게 어린 아들은 기존의 멋진 투수처럼 보였다.

마운드에 올라서 한 구, 한 구 고민하는

초보 투수 같은 모습.

오래 전부터 내가 상상한 모습이었다.


아직은 공을 던지는 방향도 정확하지 않고,

여기저기 실수도 가득했지만

언젠가는 멋지게 공을 던지고 받을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캐치볼로 시작히는 아빠와 아들간의 추억.

내 생애 진정 의미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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