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문화센터, 계동마님이 살았던 집

북촌마실의 발견

by 윰기자

북촌문화센터에 남은 한 사람의 선택


계동길 초입을 걷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한옥, 북촌문화센터가 있습니다.


지금은 북촌을 소개하는 공공 공간이지만, 이 집은 원래 누군가의 일상이 오롯이 담겨 있던 ‘집’이었습니다. 북촌문화센터는 북촌을 안내하는 장소이기 이전에, 한 여성이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며 내린 선택이 건축으로 남은 기록이라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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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동마님댁’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남았을까요


북촌문화센터는 ‘민재무관댁’, 혹은 ‘계동마님댁’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집은 1922년에 지어진 실제 주거 공간입니다. 대한제국 시기 재무관을 지낸 민형기의 부인 유진경이 지었고, 이후 며느리 이규숙이 이 집의 안주인이 됩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자연스럽게 ‘계동마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유진경은 남편을 젊은 나이에 사별한 뒤, 외아들 민경휘의 혼인을 앞두고 새로운 집을 마련합니다.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앞으로 태어날 손주들이 살아갈 환경을 바꾸고 싶었던 선택이었습니다. 당시 여성의 이름으로 집을 사고 새로 짓는 일은 쉽지 않았기에, 시숙부 민병석의 도움을 받아 기존 집을 헐고 새 한옥을 짓게 됩니다.


이 가족이 이 집에 머문 시간은 약 14년(1922~1935년)입니다.


그 사이 며느리 이규숙은 이 집에서 아들을 세 명 낳았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들이 잘 태어나는 집”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습니다. 결국 아들을 낳기 원했던 지인의 끈질긴 설득으로 집을 지인에게 넘기고 재동으로 이사를 갔죠. 이후에도 며느리 이규숙은 아들 셋을 더 낳았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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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경당을 닮은 집, 이유가 있었습니다


계동마님댁은 낡은 한옥을 고쳐 쓴 집이 아닙니다.


유진경은 기존 낡았던 집을 헐고 창덕궁 후원에 있는 연경당을 본떠 새로 지었습니다. 실제로 궁궐 목수가 공사에 참여했다고 전해집니다.


옛날 한옥은 안채와 사랑채가 별개의 건물로 나눠져 있어 이동하기에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계동마님댁은 연경당처럼 안채와 사랑채를 하나의 본채로 구성했습니다. 전면 툇칸의 툇마루로 두 공간을 연결해 이동은 편리하게 만들되, 내외담장을 두어 생활 공간의 구분은 지켰습니다. 전통을 따르면서도, 생활의 불편함은 줄이려 한 선택이었죠.


안방을 6칸 규모로 넓게 설계한 점도 눈에 띕니다. 이는 장식이나 과시가 아니라, 앞으로 늘어날 가족을 미리 생각한 결과였습니다. 이 집의 구조에는 가족의 미래를 먼저 떠올린 마음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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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지만, 생활은 꽤 근대적이었습니다


계동마님댁은 전통 한옥의 배치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당시로서는 상당히 앞선 생활 방식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사랑채와 안채가 하나의 본채로 이어져 있고, 중문간과 내외담장이 공간의 위계를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실내 이동이 가능하도록 복도식 동선을 두었죠.


본채 북쪽에는 욕실이 있었고, 겨울에도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과 방을 오갈 수 있었습니다. 한옥이지만, 생활 방식만 놓고 보면 근대적 주거에 가까운 구조였던 셈입니다.


안채 서쪽에는 조상의 위패를 모시던 사당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정자로 바뀌어 방문객들이 쉬어 가는 공간이 바뀌었죠.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 정자에서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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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집이 공공의 기록이 되기까지


지금의 북촌문화센터는 북촌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공공 한옥입니다.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이 집을 채우고 있지만, 이곳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전히 주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방의 크기, 마루의 연결, 담장의 위치만 보아도 당시 사람들의 삶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북촌을 처음 찾을 때, 이곳을 시작점으로 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북촌문화센터는 풍경을 설명하기에 앞서, 사람의 선택이 공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먼저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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