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마실의 발견]
경복궁과 삼청동 사이를 걷다 보면,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붉은 벽돌의 근대 건축 옆에 절제된 현대 건물이 서 있고, 그 사이에는 조선시대 한옥이 남아 있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처음부터 설명을 요구하는 장소입니다. 처음 이 공간을 마주하게 되면, 왜 이 공간은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라는 질문이 생기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작품을 보는 곳’을 넘어 서울이라는 도시가 남긴 시간의 기록으로 바라보려고 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국현미) 서울은 조선시대부터 특별한 역할을 맡아온 공간입니다. 경복궁 바로 옆이라는 위치 때문에 국가 운영과 직결된 기관들이 모여 있었죠. 국가 제례를 담당하던 소격서, 왕권을 견제하던 사간원, 학문의 중심이었던 규장각, 왕실 인사를 담당하던 종친부가 이 일대에 자리했습니다. 그중 종친부 건물은 지금도 미술관 안에 남아, 가장 오래된 시간을 증언합니다.
20세기에 들어 이곳의 성격은 급격히 바뀝니다. 1913년 일본군 수도육군병원이 들어섰고, 이후 경성의학전문대학 부속병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은 1933년 준공된 외래진료소입니다. 해방 이후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제2부속병원, 다시 군 병원으로 전환되며 군사 시설의 성격을 띠게 됩니다.
1970년대 이후 이곳은 육군보안사령부, 이후 기무사령부로 사용되죠. 12·12 군사 쿠데타가 모의되었고,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격 후 이송되어 사망한 병원이기도 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터는, 독재 시대의 무거운 기억이 남아 있는 장소죠.
기무사령부가 이전한 뒤, 이 공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한때 논쟁이 있었습니다. 철거하자는 의견도 있었죠. 하지만 붉은 벽돌 건물의 건축학적 가치 덕분에 철거 대신 보존을 선택하게 됩니다.
붉은 벽돌의 설계 도면과 건축적 요소를 검토한 결과, 이 건물은 20세기 초 서양 모더니즘을 동시대적으로 구현한 근대 건축물로 평가받았죠. 외래 진료소 기능에 충실한 공간 구성, 유연한 출입 동선, 원형으로 돌출된 계단실은 당시로서는 매우 진보적인 설계였던 것입니다. 그 결과 이 건물은 2008년 등록문화재 제375호로 지정됩니다.
2009년, 이 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조성하기로 결정됩니다. 붉은 벽돌의 근대 건축은 리모델링하고, 그 주변에 절제된 신축 건물을 더해 2013년 미술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는
- 조선시대의 종친부,
- 일제강점기의 근대 건축인 옛 기무사령부 본관,
- 그리고 현대에 지어진 신축 건물까지
전근대·근대·현대의 건축이 한 공간에 공존하게 됐습니다. 서로 다른 시대의 건물이 나란히 서 있는 이 풍경은, 서울이 지나온 시간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입구가 하나가 아닙니다. 국현미 전시를 보러 들어갈 때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법은 정면 붉은 벽돌 건물의 입구입니다. 이곳 말고도 북촌에서 신축 건물 옆 경사로를 따라 내려와 국현미 마당으로 진입할 수도 있습니다.
이 구조는 설계 초기부터 의도된 것입니다. ‘무형의 미술관’, ‘군도형 미술관’, 그리고 열린 미술관를 콘셉트로 주변의 경복궁과 종친부 같은 문화재와 충돌하지 않기 위해 미술관을 화려한 모습으로 만들기 보다는 접근성을 낮추고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죠. 그 결과 이곳은 전시를 보지 않아도 걸어볼 수 있는 공공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경복궁, 삼청동, 북촌을 잇는 문화 동선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이 미술관을 이해한다는 것은, 전시를 이해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떤 시간을 통과해 왔는지를 읽는 일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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