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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이링크 Jul 29. 2019

시즌8. '대화 도식화하기' 후기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

 

1. ‘가장 인간적인 인간’에서 인상적인 부분


상담봇과 대화를 했던 사람들은 몇 시간씩 대화를 이어가기도 하고, 상대가 인간이라고 철석같이 믿는가 하면 고민 해결에 효과를 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상담봇은 상대의 말에서 핵심어를 추출한 후 답변에 적절히 붙이기, 애매할 때는 구체적인 내용 질문 등 몇 가지 간단한 규칙만으로 작동한다. 

(인상깊은 이유)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여자 꼬시기 비법’과 흡사함. 비법에서는 여자가 말할 때마다 핵심 문구를 반복하며 “~해써?”, “그래써?”하고 대꾸해 주기만 해도 호감을 살 수 있다고 함.

/상담받을 때 처음엔 공감해 주는 게 좋았음. 하지만 나는 해결책을 찾고 싶은데 계속 공감하는 반응만 보이니까 답답하게 느껴짐.

 

기계는 상태독립적, 인간은 상태 의존적이다. 상태독립적이라는 것은 과거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바로 앞의 대화에만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개별 대화 자체는 아주 자연스럽지만 대화를 모아 보면 통일된 정체성이 없다. 반면, 인간은 과거에 했던 말, 관련된 상황들을 고려하기 때문에, 대화가 쌓일수록 그 사람에 대해 입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인상깊은 이유) 토론할 때, 말싸움할 때 이런 패턴이 드물지 않게 보임 


기계는 전문가 체제라서 특정 분야에 한정되고 맥락이 바뀌어도 자기 아는 것만 말한다. 하지만 사람은 유동적이어서 맥락에 따라 가변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잡담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입혀서 말할 수 있다. 

(인상깊은 이유) 평소 의미를 중시해서 잡담 같은 것을 잘 못함. 그래서 대화가 건조해 짐 


인간의 일들이 기계화 되고 나면, 훗날 인공지능이 이런 일을 떠맡게 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워 보이며, 심지어 구원으로까지 느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걱정스럽고 비극적인 부분은 두 번째보다 오히려 첫 번째 단계, 즉 인간적인 일이 기계적인 일로 위축되는 단계이다

(인상깊은 이유) 인공지능 관련 토론할 때 두 번째를 주로 다루었는데, 생각해보니 첫 번째가 더 심각한 듯


법정의 증인처럼 묻는 말에만 대답하지 말고 상대에게 암벽등반의 손잡이를 제공하라. 즉, 상대가 다음 단계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라

(인상깊은 이유) 내 말만 생각하느라 상대가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여지를 준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음


2. 나 또는 주변 사람들이 기계처럼 말했던 상황은? 

1) 상태독립적

가까운 사람과 싸울 때 & 토론할 때 말꼬리 잡기. 원래 말하려던 본질을 잊어버리고 사소한 표현에 집착해서 서로 화를 돋움 

2) 순수기법 / 책 

비폭력 대화에 대해 공부한 후 친구와 대화할 때 ‘~해서 서운해’처럼 나-메시지를 남발했더니 상대가 ‘너 또 그렇게 말할거지?’라고 시큰둥하게 반응함 

아이랑 말할 때 ‘기승전 공부법’으로 말했더니 어느 순간 아이가 ‘내 그럴 줄 알았어’라고 반응. 

3) 성실한 증인 

친구랑 놀러가는 차 안에서 어색한 침묵을 깨려고 친구는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묻는 말에만 대답해서 자꾸 대화가 끊김 

말하기 싫을 때 이런 식으로 대답

4) 전문가 체계 & 끼어들지 못함 

깨달음이나 의미에 집착해서 농담 잘 못함. 

회식에서 잡담할 때 할 말이 떠오르지 않거나 지루해져서 어울리기 어려움 

잡담을 잘 해서 초반에 쉽게 친해짐. 하지만 시간이 갈수룩 진중하지 못해서 깊은 관계로 발전하기 어려움

단톡에서 초반에는 반갑게 인사하다가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할 말이 없어지고, 명확히 내 의견을 묻기 전에는 끼어들어 말하기 막막함 

단톡에서 글 쓸 때도 한 번에 쓰지 못하고 자꾸 이런 저런 것 따지면서 썼다 지웠다 반복함

5) 추정, 생략 

이혼 판례들을 찾아본 적 있는데 상당 수가 성급한 추정 탓이었음 

연인 사이에 연락이 뜸해지면 바빠서가 아니라 애정이 식은 건가하고 추정함 

아이에게 ‘세탁기에 유연제 넣어 줘’라고 말하고 당연 빨래를 널었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유연제만 넣고 말았음. 빨래에서 냄새가 나서 다시 빨게 되어 화가 나서 아이와 싸움.

상사가 부하에게 ‘~자료 찾아봐’라고 함. 본 뜻은 ‘자료 찾아서 정리해서 나에게 제출해’라는 의미였는데, 혼자 찾아보기만 함 (*지위가 올라갈수록 추상적 대화, 하이 컨텍스트의 대화를 하기 때문에 부하들은 행간의 의미를 잘 파악해야 함)

6) 엔트로피 낮은 대화 (답정너)

부하직원에게 말할 때, 아이 혼 낼 때 원하는 답이 나올 떄까지 다그침


3. 챗봇과 자유롭게 대화한 후, 재미있는 대목 소개하기 

mitsuku  https://www.pandorabots.com/mitsuku/ : 영업직에 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물었더니 영업직 인터뷰에 대한 링크 보내줌. 정보 제공 잘함.

cleverbot  https://www.cleverbot.com/ : 사랑이 뭐니? 행복이 어디있니?라는 질문에 ‘니 마음 속’이라고 대답. 대답 곤란한 질문을 하니까 먼저 대화 종료

Siri : 욕을 하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습니다’, ‘너 바보지?’라는 말에 ‘난 그런 질문을 하는 멍청이를 불쌍히 여기지’라고 반응. 재치있음

심심이 : 약간 싸가지 없는 반응. ‘설리’라고 입력했더니 ‘이쁜데,,, 머리든게 없어서..지적 매력에서 한계 올 듯’이라고 함. 젊은 사람들 스타일. 

핑퐁 https://pingpong.us/  : ‘미안해 ㅠㅠ’라는 말에 ‘괜찮아요. 저 그렇게 째째한 인공지능 아니예요’라며 이모티콘도 보냄. 관계형 챗봇이라 공감적 대화 잘 함

 

4. 앞으로 나의 대화 방식을 바꾼다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친구에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추측하지 말고 물어보기 (추정과 생략 줄이기)

힘들어 하는 아이의 말 잘 들어주기 (아이 말의 엔트로피 높이기) 

스몰 토크 자연스레 하기 (전문가 체제에서 벗어나기,주변 상황에 좀 더 집중)

좀 더 진중한 대화 (산만하지 않은, 정체성이 있는 대화)

 

5. ‘리더라면 이렇게 말해 주세요’ 중 ‘대화의 사각형’ 관련 경험은? 


*대화의 사각형 : 대화에는 ‘사실 정보’, 상대에게 요구하는 ‘호소’, 상대와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반영하는 ‘관계 암시’, 내가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나타내는 ‘자기표현’이 포함됨. 이 중 무언가를 빠뜨리고 말하면, 상대는 자기 마음대로 그것을 추정해서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됨 


주로 사실 정보와 호소 중심으로 말하는 편임. 상대에게 좀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하려고 할 때 특히 대화가 어긋나는 경우 많음. 예를 들어 아이가 자기중심적이고 비협조적인 어떤 아이 때문에 속이 잔뜩 상해서 그 날 있었던 일을 말했음. 그 이야기에 대해 ‘***가 이기적인 거 맞는데, 네가 그렇게 반응해서 관계가 더 악화되는 거야. 그럴 때는 걔가 잘못한 걸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 지 공개적으로 말하면 좋았을거야’라는 식으로 대답했음. 그랬더니 아이는 안 그래도 속상한데 엄마까지 자기를 탓한다고 생각해서 폭발 ㅠㅠ . 나는 네 편이라는 관계 메시지를 주었어야 했음.

관계 메시지는 상대와 언어를 맞추는 것. 상대는 관계메시지를 통해 내 편인지 아닌지를 먼저 보고, 내 편임이 확인되고 나서야 다른 메시지를 들음. 상대는 영어를, 나는 한국어를 말한다면 의사소통 자체가 안 되므로, 내가 먼저 영어로 말해줘야 함. 


6. ‘리더라면 이렇게 말해 주세요’ 중 ‘상호작용의 악순환’ 관련 경험은? 


*상호작용의 악순환 :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는 그것을 촉발한 생각이나 감정이 있음. 자신은 상대의 말/행동 때문에 어떤 생각/감정이 들어서 그에 따라 말/행동으로 반응하면서, 상대는 나의 말/행동에 의해 어떤 생각/감정이 들었을지 확인하지 않고 마음대로 추측함. 그래서 말과 말이 싸움. 건전한 대화를 위해서는 서로의 생각을 명료화하고 생각끼리 맞붙어야 함

상사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직언함. 그런데 상사는 그 점을 인정하지 않고 화를 냄.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자기를 무시한다고 해석한 듯.

무심코 꺼낸 말에 아이가 기분 나쁜 투로 받아쳐서 크게 싸운 적이 있음. 나는 아이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구나. 이런 버르장머리는 고쳐야지’ 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단호하게 말했음. 하지만 나중에 얘기해 보니 아이는 내가 별 것 아닌 일에 화를 낸다고 느꼈고, ‘엄마가 또 사생활을 간섭하고 있어. 앞으로는 못하게 해야겠어.’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 반항적으로 굴었다고 함. 그리고, 자기가 먼저 화를 낸 게 아니라 내가 먼저 화를 냈다고 함. 


7. ‘리더라면 이렇게 말해 주세요’ 중 ‘가치/발전 사각형’ 관련 경험은? 


*가치/발전 사각형 : 갈등 상황에서 나는 바람직한 성향(예: 이해하고 공감하는 촉진적 태도)을 갖고 있는데, 상대는 나쁜 성향(예: 엄격하게 통제만 하고 사람을 무시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움. 하지만 많은 경우 적정 수준이면 좋고, 과도하면 나쁘게 됨. 따라서, 상대의 나쁜 성향을 바람직한 수준으로 완화한 것(예: 의사표현을 명확히 하는 요구적 태도), 나의 좋은 성향이 극단에 치우쳐서 나쁜 수준으로 된 것(예: 무조건 갈등을 피하려는 유약함)으로 세분화하여 이름을 붙임. 그런 후, 예를 들면 아래 그림에서 상대에게서 2라는 장점을 보고, 상대에게는 내가 4로 보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함    


일 중심적이고 솔직하게 말하는 스타일이어서 정치적인 사람을 싫어함. 또 자신이 할 일을 과대 포장하는 것도 싫어함. 하지만 조직에서는 정치적인 사람이 인정받는 경향이 있어서 속상함 

-이 때 가치 사각형 & 발전 사각형으로 생각하면, ‘1) 고지식함 – 2) 진정성 있음 – 3) 타인이나 상황에 대한 센스가 있음 – 4) 정치적임’으로 볼 수 있음. 즉, 나는 2번이라고 생각하지만 타인이 보기에는 1번일 수 있음. 또, 정치적인 사람은 밉상이지만 ‘정치적인 것’의 수준을 3으로 완화한다면 조직 적응이 수월해 짐.


 

대화 도식화 하기  

 

1. 상대가 자신의 속상한 점을 이야기할 때   


상황 

아이가 시험보고 나서, 가장 열심히 공부한 과목에서 평소 경쟁상대가 아니었던 아이보다 못 봤다고 속상해 함


As-Is

몇 개를 틀렸는지, 왜 틀렸는지 물어봄. 전에도 그런 적 있었지만 나중에는 네가 더 잘했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공부법을 개선할 방법에 대해 주말에 같이 얘기하자고 대응함. 아이는 화내고 전화 끊음. 

이런 반응은 사실과 호소만 포함한 것. 아이는 엄마가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하고 고치려고만 한다고 느껴서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함. 사실과 호소에 이르는 연결점이 끊겨서 대화가 단절됨 


To-Be  

우선 ‘나는 너를 좋게 생각한다(나 메시지), 너의 편이다(관계 메시지)’는 메시지를 주어야 사실과 호소로 기꺼이 넘어올 수 있음. 실제로 뒤늦게 ‘이런 결과가 나온 건 네가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거야. 나는 네가 공부하는 모습이 정말 예뻐. 그래서 도와주고 싶어”라는 말을 했더니, 아이가 앞으로도 계속 그럴까봐 두려운 마음을 털어 놓았고 수용적이 되었음  

 

   

 2. 상대가 이해 안 되는 반응을 보일 때 


상황 

누군가를 도와주려고 한 말인데 나댄다고 하거나, 일상적인 말이었는데 차별한다고 하거나,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등 이상하다 싶은 발언을 함


As-Is

내 시각에서 이상한 발언의 이유를 추측함. 이를테면, 자격지심이 있어서, 자기중심적이라, 건방져서, 나를 무시해서, 불성실해서 등 부정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그 결과 말을 하지 않거나, 까칠하게 대함


To-Be  

상대가 나의 예상 범위를 넘는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건, 내가 알지 못해서 예상하지 못한 사정이 있기 때문일 수 있음. 따라서 사려 깊은 질문을 통해 상대의 상황이나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 좋겠음. 이를 통해 상호작용의 악순환과 가치 사각형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고, 그것이 결국 보다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음   


 

3. 상대가 부당하게 굴 때


상황

상사가 내 역할 밖의 일을 지시함. 그 일을 하면 시간과 노력만 들고 그에 상응하는 인정이나 보상은 받지 못함. 내 업무 범위가 아니라고 하면 ‘건방지다’며 화를 내고 소리지름. 

 

As-Is

- ‘저 사람은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나를 쓰고 버리려고 한다’고 생각되고, 모멸감을 느낌. 

그래서 대체로 말을 안 함. 말을 할 때면, ‘억울하다/부당하다’, ‘이걸 시키려면 인정을 해 주던가, 인정하지 않을 거면 이걸 시키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주로 함(사실 정보, 호소, 내 입장). 

그러다보니 서로 반감과 비난만 거세지고, 정작 전달하고자 했던 사실이나 호소 메시지는 사라져 버림

 

To-Be  

상사는 내가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해서 분노하는 듯함. 따라서 우선 ‘당신을 존중한다’는 관계 메시지를 주는 것이 좋겠음. 마음에도 없는 아부가 아니라, 나의 생각과 상사의 상황에 대한 성찰을 통해 상사의 좋은 점을 찾아봄(예: 추진력). 

또, 이런 상황에서 좀 더 순화된 감정을 느낄 수도 있을 텐데, 나는 왜 ‘모멸감’이라는 강도 높은 감정을 느끼는 지에 대해서도 성찰해 보는 것이 좋겠음. 이 감정을 순화할 수 있으면 상사에 대한 반감도 순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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