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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안 Jun 12. 2022

[D-131] 프로젝트 중간점검

내가 어쩌자고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을까

마지막 글을 쓰고 꽤 긴 시간이 흐른 듯하다. 

원래는 매주 1회 글을 쓰는 걸 목표로 삼았지만... 정말 휘몰아치듯 수업을 듣고 스터디를 하다 보니

글을 쓸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다. 


밀린 글을 쓸 겸, 그동안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느낀 점은 무엇인지 등등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주의*

우울함, 자해와 관련된 내용이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본격적으로 3월에 정규반 수업을 들으면서 정말 공부량이 많아졌다. 


공부 내용

3월 학습일지 중 일부


4월 학습일지 중 일부



5월 학습일지 중 일부 


6월 학습일지 중 일부


거의 월~금은 하루에 10~12시간 정도 공부한 것 같다 (수업시간 포함)

때문에 하루의 절반 이상을 공부에 투자하지만, 딱히 공부를 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원래 흡수하는 능력이 느려서 수업을 듣고 그 배의 시간을 투자해야 온전히 흡수를 할 수 있는데,

워낙 수업할 때 나가는 양이 많고, 다른 수업도 함께 듣다 보니 복습을 못하는 날이 99%이다.

그래서 항상 '속상함'을 달고 산다.


한 지문이라도 끝장을 내고 싶은데 항상 시간이 부족해 한번 러프하게 복습하고 끝내는 상황이 많기 때문.

공부 방식은 수업-스터디를 통한 복습- 단어, 쉐도잉 등등으로 진행한다. 

이렇게 쓰고 보면 공부를 골고루 하는 것 같지만,, 글쎄,, 

스터디 이후에 복습을 혼자 해야 하는데 정말 복습할 시간이 없다. 

그렇다고 스터디를 빼기엔 수업시간에 지문을 너무 많이 다뤄서 혼자 복습하기엔 시간이 너무 걸린다. 

때문에 스터디를 뺄 수도 없는 노릇.

러프하게 라도 복습을 하고 싶어서 스터디를 넣었지만 지금까지도 이 방법이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주말 중 토요일은 푹 쉬고, 일요일은 다시 공부 템포를 올리는 식이었지만,

이제 대학원 시험이 점점 다가와서 토요일에 약속이 없으면 한 5시간 정도 하는 것 같다.

이외에도 기상 시간을 더 앞당겨서 평일엔 새벽 5시 반, 주말엔 6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었다. 

이 습관을 만들기 위해 주말에도 기상 인증을 하는 미션을 직접 개설해 참여하고 있다.



부족한 점

위에서도 언급했듯, 새벽 5시 반 + 주말 6시 기상을 매일 작은 미션으로 부여하고 있는데 

잘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가끔은 평일인데도 6시에 일어날 때도 있어서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 중.




느낀 점


"내려놓자" 


이 네 글자도 모든 걸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4월, 그리고 최근 심적으로 많은 부담을 느꼈다. 

혼자 떨어져 지내는 것도 아니고, 가족과 함께 아늑한 내 방안에 있는데도

지구 밖 어느 은하수 속 이름 모를 행성에 나 혼자 뚝 떨어진 느낌이 일주일 간 지속됐다. 

남자 친구와 통화를 해도 생면부지인 남과 통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항상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존재였던 사람이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졌다. 

당황스러웠다. 

나 혼자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나쁜 행동이 내 속에서 꿈틀거렸다. 사실 아주 옛날, 자해를 했었다. 가끔 이렇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 새겨진 기억이 다시 나에게 말을 걸 때가 있다. 


아마 눈에 띄게 향상하지 않는 내 실력에 자괴감을 느껴 이런 감정들이 싹튼 것 같다.

너무 속상하고, 익숙했던 모든 게 낯설게 느껴지고, 이 감정에 깊이 휩쓸려

정말 내 인생 망하는 거 아닌가, 헛공부하고 있는 걸까, 이번에 떨어지면 어떡하지 등등의 생각에 

광활한 어둠 속에서 크기도, 생김새도 짐작할 수 없는 괴물과 단 둘이 있는듯,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심장은 빠르게 쿵쿵 뛰었다.

 

그 상황에서도 정말 모든 걸 놓아버리면 중국어 실력이 떨어질 것 같아

울면서 쉐도잉을 했다. 

마침 쉐도잉을 하는 지문 내용도 인생의 어떤 시험을 준비하던지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시련은 모두 더 큰 무대로 나아가게 하는 발판이다~ 이런 내용이었다. 성우의 목소리와 지문이 너무 따뜻해서, 문장 하나하나가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고 두려워하는 나를 따듯하게 안아주는 것 같았다. 

한 문장, 한 문장, 나는 오열하면서 쉐도잉을 했다.


이래서 우울증에, 공황장애에 걸리는 건가 싶었다. 나 혼자 끙끙 앓으면 안 되겠다 싶어

그 다음날 엄마에게 어제 느꼈던 감정을 모두 이야기했다. 

엄마도 여기서 더 심해지면 우울증에 걸리는 거라며, 그날 드라이브도 해주고, 외식도 하면서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많이 노력하셨다. 

스스로도 하루 종일 방 안에 박혀서 10시간 이상을 하니 정신건강에 해롭다고 판단해 이제는 운동하러 외출하는 것 외에도 점심 먹고 밖에서 단어를 보면서 바람을 쐬는 등 공부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환경에 변화를 주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6월, 수업 시간에 발표할 때 녹음했던 걸 들으면서 나는 또다시 무너졌다.

어떻게 이렇게 못할까. 

너무 속상해서 또다시 울었다. 

다시 몸이 앞에 커터칼이 있다고 말을 걸었지만, 꾹 참고 최대한 운동으로 풀었다. 

(덕분에 등근육과 상체에 잔근육이 생겨 근육 잡힌 탄탄한 몸이 됐다.)


이런 감정의 기복을 겪고 나니 이제 시험이고 자시고

 "하루하루 부족한 부분 채우는 거에만 열중하자." 

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21년도에 시작할 때 "5월 1일에는 고등학교 수준의 책은 번역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면 좋겠다." 고 써놨었다.  어느 정도 달성은 한 것 같다. 우선 인터넷 기사 중 뉴욕 타임스 급으로 어려운 인민 평론의 기사도 정제된 단어는 아니지만 내뱉을 수 있는 수준은 되었으니. 


절반 정도 목표를 달성했으니 그래도 향상은 했다는 위안을 하면서 남은 일정을 달려보려고 한다. 

앞으로 공부를 하면서 몇 번이나 더 좌절할지 모르겠지만 설령 넘어져서 피가 나도 우선 완주를 목표로 하고 달리는 게 내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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