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바디 말고 눈바디

PT를 꼭 받아야 하는 이유

by 실배

PT를 시작한 지 절반이 지났다. 처음엔 마냥 고통스럽기만 했는데 조금씩 적응되면서 차음 나아졌다. 무엇보다 느껴지는 몸의 변화는 열심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두 달 동안 운동뿐 아니라 과자, 음료 등 음식도 조절하고 되도록 술도 마시지 않으려 노력했기에 정식으로 검사해보지는 않았지만 건강해졌음이 분명했다. 운동을 배우면서 지금 내 몸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알게 된 점도 수확이었다. 무작정 무거운 무게만 들려했던 과거와 달리 취약한 부위를 점검하고 어떻게 강화해야 하는지 올바른 자세를 통해 배우니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무식하게 운동했을 땐 어깨와 허리 통증을 달고 살았다. 지금 돌아보면 잘못된 자세가 원인이었다. 아프면 쉬어야 할 텐데 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계속 몰아붙였다. 어떨 땐 팔을 들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할 때도 있었다. 운동은 건강해지려고 하는데 오히려 운동 때문에 몸이 아픈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PT를 받고 나선 운동강도가 훨씬 강한데도 신기하게도 운동한 부위만 근육통이 있을 뿐 다른 부위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근육통도 2~3일 지나면 사라졌다.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자세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운동을 하기 전보다 몸무게는 2kg 정도 감량했다. 목표했던 3kg을 빼지는 못했지만 괜찮았다. 트레이너도 지금은 감량보다는 근육을 늘리는데 집중하자고 했다. 근육량은 수치상으로 크게 변동 없는 반면 육안으로 그 변화를 알 수 있었다. 얼마 전 회사에 진행한 교육에서 5년여 만에 만난 동료가 몸이 좋아졌다며 운동하냐고 물었다. 비단 동료뿐 아니라 함께 사는 아들 역시도 근육이 늘었다며 인정해 주었다. 워낙 칭찬에 인색한 녀석이라 그런지 그 말이 더욱 진실되게 다가왔다.


운동을 마치고 거울 앞에 서면 근육이 전보다 선명하고 예쁘게 자리 잡았다. 커다랗지는 않지만 세밀해졌다랄까. 인바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체감을 눈바디로 대신한다. 운동 초기에 트레이너가 지적했던 거북목과 승모근의 지나친 긴장도 개선되어 전과 달리 가슴을 활짝 펴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된 걸 보면 모두 운동의 효과였다. PT때마다 가슴 펴라는 트레이너의 말을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었고, 의도적으로 가슴 펴는 운동을 집중해서 반복한 결과였다.

트레이너와는 많이 가까워졌지만 둘 다 내향적 성격이니 크게 사담을 나누지 않고 운동에만 집중했다. 살짝 거리가 있으면서 꼭 필요한 말 만 주고받는 다랄까. 무엇보다 좋은 건 운동에 관한 진지한 자세였다. 하나라도 도움 되는 걸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묻는 질문에도 성심껏 답변을 잘해주었다. 나 역시 하나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하게 되었고, 복습도 꼬박꼬박 했다. 합이 잘 맞으니 운동에도 시너지가 났다. PT에서 나와 잘 맞는 트레이너를 만난다는 것은 축복이었다. 트레이너를 통해 내 몸에 맞는 운동법을 알게 되었고, 겉으로 보이는 것뿐 아니라 속까지도 단단하게 가꿔야 한다는 걸 배웠다. 매일 몸무게와 식단을 트레이너에게 점검받는 것 또한 큰 도움이 되었다.

마음 같아선 오래오래 PT를 받고 싶지만 그건 희망사항일 뿐이다.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기 마련이다. 아직 절반은 남았으니 열심히 배워서 나중에 혼자서라도 잘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겠다. 처음에 PT를 받을까, 말 까 했던 고민이 무색하게 만족도 100% 이상이다.


이제 곧 나이 앞자리 숫자가 5로 바뀌는 시점에 운동을 통해 삶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노년 건강의 핵심은 근육이라는 말이 있다. 50세를 기점으로 점차 많은 양의 근육이 사라지고, 결국엔 근손실로 이어져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하루하루 이렇게 몸을 단련하며 근육을 유지한다면 나이 듦이 크게 두렵지 않을 것 같다.


PT가 끝나면 본격적인 시작이다. 그간 배운 운동법을 꾸준히 실천 나가야지.


연재는 이번으로 글로 마무리합니다. 생애 첫 PT를 받으며 그 순간을 기록하고픈 마음에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늘 느끼지만 기록의 힘은 참 위대합니다. 글을 썼기에 운동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 또한 선명해졌습니다.


내돈내산의 기록이었으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죠. 혹여나 저처럼 PT를 받을까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주저 말고 시작해 보세요. 신중하게 나와 잘 맞는 트레이너를 선택해서요. 그간 운동은 배워야 한다는 걸 잘 몰랐는데, 이번에 PT를 하면서 확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운동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지요. 건강을 위해 용기를 내보 바라봅니다.


keyword
이전 09화PT와 헤어질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