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를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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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눈이 떠졌다. 침대 옆 테이블에 둔 핸드폰을 켜서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4시 반이다. 긴 한숨이 나왔다.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보지만, 정신은 점점 더 또렷해만 졌다. 잠시 뒤척거리다가 거실로 나와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소싯적 누우면 바로 잠이 들고, 하루 7시간은 취침은 기계처럼 지켰던 나였건만 이제는 새벽에 깨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수면 패턴이 무너지니 하루 종일 피곤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호소하니 본인들도 그렇다며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면서 갱년기의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사춘기 아이와 피 터지는 사투를 끝낸 지 얼마 되었다고, 이런 시련을 주시는가. 소용없는 원망만 쏘아 올렸다. 신체 기능은 저하되고 예전에 비해 많이 먹지 않음에도 뱃살은 왜 이리 느는지. 팔다리는 가늘고, 배 만 불룩한 기이한 체형이 되어갔다. 흰머리는 스멀스멀 늘기 시작하더니 뽑는 단계를 넘어 염색해야 할 수준이 이르렀다.
비단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심리적 변화도 두드러졌다. 드라마에 슬픈 장면을 보기만 해도 눈물이 그칠 줄 몰랐다. 예전 같으면 별다른 감정이 없을 상황도 마음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토라지고, 서운한 것만 늘었다.
평생 청춘이 지속되리라 믿었건만 막상 갱년기를 맞닥뜨리니 처음엔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마냥 슬프기만 했다. 나이 먹음은 누구든지 즐거운 일은 아니니깐. 그렇다고 패자처럼 이 시기에 지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의 사춘기처럼 어른이 되면 피해 갈 수 없는 갱년기라면 슬기롭게 잘 넘어가고 싶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몇 가지가 떠올랐다. 우선 마냥 부인하고 혼자만 끙끙댈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나 지인 등 주변에 알리는 게 중요했다. 얼마 전 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지금 갱년기에 돌입했으니 혹여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이 있어도 너그럽게 이해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말을 들은 아내부터 아이들까지 요즘 내가 사소한 일에 짜증 부리는 일이 이상했다며 갱년기 증상 때문이었구나 하며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내가 뭐 얼마나 그랬다고 하며 살짝 토라졌지만 한편 안쓰럽게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선도 고마웠다. 나도 최대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헬스장에 가서 1년 회원권을 다시 끊었다. 사실 잠시 운동을 쉬어볼까, 고민했는데,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몸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을 때처럼 멋진 근육을 만들겠단 욕망이 아니라 살기 위해 운동을 해야 했다. 어딘가에서 중년의 근육 1g은 금보다 소중하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신체 기능은 당연히 떨어지지만, 운동을 통해 건강한 육체를 만들고 그로 인해 마음까지도 건강해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가슴 설레는 일을 찾자.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건만 돌아보니 삶이 참 허무했다. 무얼 위해 이렇게까지 미련하게 살았을까. 물론 가족을 위해서란 대전제는 있다. 그래도 이젠 나를 위한 작은 취미 하나는 필요했다. 주말이 되면 노트북을 챙겨 인근 카페에 간다. 최근에 소설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나의 손을 빌려 하나의 세상을 창조하는 일이 그렇게나 재밌을 수 없다. 3~4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노년엔 혼자 놀 줄 아는 게 중요하다는데 글쓰기란 좋은 친구를 만났다.
아이가 사춘기를 피해 갈 수 없듯이 어른이라면 갱년기 또한 통과의례이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힘든 시기임은 맞지만 그렇다고 마냥 우울하게 지내고 싶지 않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 삼아, 이 갱년기를 잘 이겨내고 싶다.
내가 그렇듯 누구나 이 시기를 이겨내는 묘약이 있을 것 같다. 그게 몹시 궁금하네.
한화손보에서 갱년기관련 공모전을 진행 중입니다. 갱년기를 과거에 겪었거나 현재 겪고 있는 분이나 갱년기 당사자의 배우자, 자녀 등 가족 등이라면 참여해보세요.
https://www.positive.co.kr/about/hwgistory
공모일정은 26월 03월 03일~26년 4월 30일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