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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avelMaker Feb 20. 2019

현재와 과거가 담긴 종로(feat. 골목)

대로를 품은 골목

최근 서울은 리모델링 중이다. 근대화의 성장이 약 40여 년이 된 서울은 노후화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개발, 특구 등의 도시정비계획을 꾸준히 실행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청계천이 복원된지도 10여 년이 되었고, 오래된 발딩들은 리모델링으로, 새로운 빌딩들은 최신의 디자인으로 지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있으니, 바로 골목이다.


낮고, 좁은 건물들 사이를 연결했던 골목, 구석구석 직장인들을 맞이했던 맛집이 가득한 곳, 오랜 세월과 퇴근 후를 함께 한 주택들이 모여있는 곳. 시장과 업체들이 활기를 펼치던 골목. 골목은 옛것이라는 이유로 개발이라는 새것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골목은 사람들이 모여, 신기한 생명력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골목은 옛것과 사람이 만나 새로움이 되어가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골목으로 모인다. 비싼 임대료 때문에, 대기업들로 판이 채워지는 재미없는  상품들 때문에. 개인사업자들이 모인 골목의 개성을 보러, 새로움을 찾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당연할 것일지도.


나는 위에서 이야기한 이유보다도, 도시에 있는 골목 그 자체가 주는 모습이 더 정감이 간다. 작은 틈, 골목의 모습, 버려진 것 같은 분위기가 돈을 벌기 위해서 버려지는 것 같은, 우리들의 일상과 동기화된 갬성이 있기 때문이다. 버려진 듯하지만, 그곳을 지킨 지 오래된 골목의 모습은, 마치 나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버티는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골목은 계속 바뀌어나간다. 살아남기 위한 것 같다.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서인 것 같다. 오래돼서 잃어버린 기능을 살리고, 노후된 설비를 교체하기 위해.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빈 공간은 일과 스트레스로 가득한 머릿속을 비워낸 것 같다. 비워내야 새로운 생각이 가능함은 모두 알지만, 비워내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 골목이 살아남기 위해 바뀌는 과정 또한 쉽지 않은 결정의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골목에 남은 사람들은 서로의 관계를 통해 힘을 받는다. 새로운 변화, 어려운 결정들을 함께 해준 사람들은 서로에게 힘이 된다. 그렇게, 서로에게 마음을 나눈다. 그 마음은 골목만의 개성이 되어간다. 북촌의 골목에서 만난 사진들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느낀다.


골목은 대로에 비해 작고, 오래됐다. 깨끗해 보이지 않고, 구식이며, 불편할 수 있는 골목. 하지만, 사람들이 모인 골목은 대로의 편리함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정감 있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골목의 모습. 우리의 일상에서 출퇴근하고, 사무실에서 일하는 일상과 취미나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사는 일상을 생각해본다.


내가 본 종로의 골목은 대로를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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