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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리카여행기(9)

새벽에 야구 FA소식을 들으며

by 이재민

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특히 임찬규 선수를 좋아한다

면밀히 뜯어보면 대단한 선수는 아니다

신인 때 반짝하고 빛났지만

그 이후의 몇 시즌은 참 어려웠다

여러 부침 속에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지금은

팀 투수진의 에이스이자 정신적 지주가 되어있다

나는 이 선수를 보며 상당히 의미 있게 바라보는 것이 있다

바로 올해 달성한 1000 탈삼진 기록이다

앞서 말한 거지만 그리 대단한 투수는 아니었다

임팩트 있는 시즌은 손에 꼽을 만하다

이 기록을 보면서 꾸준하게 차곡차곡 기록을 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요즘 여행하면서 영상을 찍고 이렇게 글도 쓰고 있다

뭐 재밌어서 하는 일이지만

꾸준히 쌓아 올려 보려고 한다

뭐 이것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기는 힘들 거라고 본다

하지만 나를 추억할 수 있는 기록이 쌓이는 게 좋다

예전에 심슨을 보는데

나이가 든 바트가 침상에 누워서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참 좋았었지’ 하는 장면이 생각난다

그걸 보며 나이가 들면 과거를 추억하며 살아가겠구나 했다

그럴 때 나이가 들었을 때 그걸 추억할 수 있는 기록이 있으면 그 삶이 참 특별하게 느껴질 것 같다

임찬규 선수에게 1000이라는 상징적 숫자가 나중에 나 이런 선수였어 라며 추억될 것 같다

동물은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던데

결국 나도 이런 범주에 속한다 싶다

세상 속에 이름을 알리지 못할지라도

내 주변의 친구 가족 먼 미래에 있을지 없을지 모를 자녀들에게 보여 줄 수 있다면 행복한 삶이 될 것 같다

유쾌하게 나 이랬던 사람이야 하하하

라며 웃을 수 있는 그날을 소망해 본다

2024.11.7

미래에 유쾌하게 웃고 있을 나를 상상해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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