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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Nov 11. 2024

아프리카여행기(15)

4시간 달려야 하는 투어 셔틀 안에서

사막을 보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차 안에서 시간을 때우는 일은 참 고되다

그렇다고 무엇을 보기에는 멀미를 할 것만 같다

잔뜩 넷플릭스랑 유튜브 다운로드해놔도

정작 차 안이나 비행기 안에서 잘 못 본다

이상하게 준비해 온 작품들이 눈에 안 들어온다

어제 넷플릭스로 꽤나 재밌는 드라마를 봤다

극악여왕이라는 일본 드라마인데

일본 버블경제 시대 때

여성 레슬러들의 모습을 담은 드라마이다

확실히 액션이나 배우들의 연기 같은 것에 어설픔이 보이지만은 그 내용에 심취하여 보았다

5편까지 있는데 3편까지 어제 주욱 달렸다

오늘 로지에 가면 나머지 봐야겠다

프로레슬링을 향한 그녀들의 열정에 나도 모르게 이빨을 꽉 깨물며 봤다

나는 그런 열정을 사모하는 것 같다

처음 골때녀가 방영되었을 때 참 열심히 봤다

요즘에는 중간중간 광고도 많고

리플레이가 너무 많아서

잘 안 보게 되었지만

축구를 향한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나는 k2리그를 가끔씩 보러 가는데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는지

얼마나 몸을 사리지 않는지

아파서 교체되는 그런 모습에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었다

그 축구를 보기 위해 국내여행도 자주 했었는데

광양이나 천안 같은 곳은 축구가 열리는 날이면 축제가 열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무료한 일상에 한 달에 두세 번 열리는 경기는

가뭄 속 단비와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 축구팀이 얼나마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열정적인 사람은 아니다

약간 유유자적하는 스타일이라고 할까나

이 여행도 사실 나를 열정적으로 만들진 못한다

어쩌면 도피처 인지도 모르겠다

머리 아픈 세상, 머리 아픈 인간관계에서 도망쳐서

진짜 나의 삶이 아닌 가상세계에 있는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여행에 중독되는 것이 아닐까

10년 전 배낭여행을 했을 당시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여행하면서 힘든 적이 많았는데

되돌아 생각해 보니 그 모든 게 좋았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이것이 나의 진짜 삶이 아니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나를 포근히 맞아해 줄 집과 가족 편안한 침대가 나를 맞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스천으로서 천국을 진짜 본 향이라 생각한다면

지금의 이 삶이 여행이라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을 텐데

그렇다면 이 삶도 나름 재미나게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이후 10년 행복하게 살아보려 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어쩌면 그때 느꼈던 가짜의 삶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앞으로의 삶이 행복한 삶이기를 원한다

무엇인가 열정을 태울만한 일을 찾고 싶다

재밌게 살고 싶다

방향을 잘 정해서 잘 살아봐야지

일단 모르겠고 풍경이나 즐겨봐야겠다

2024.11.11

빼빼로 선물 받았는데 gs편의점 없는 나미비아 사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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