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의 컴컴한 옥상에서 펩시를 마시며
오늘은 풍그메란 섬으로 가서 스노클링을 하고 모래톱으로 가서 놀고 밥을 먹고 오는 투어를 하였다
잔지바르 하면 생각나는 게 지구마블에서 곽준빈이 섬에 가서 밥을 혼자 맛나게 먹었던 것이 생각이 난다
아마도 익숙한 느낌인 거 봐서는 이 투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늘은 웬일로 가이드가 시간을 맞춰서 왔다
오늘은 시간 맞춰 내려가 있지 않았는데 괜히 게으른 사람이 된 것 만 같다
열심히 차를 타고 가는데 가이드가 자꾸 프레지던트 프레지던트 그런다
나는 얘가 우리나라 사정을 아는 건가 싶었다
알고 보니 잔지바르의 대통령이 어디론가 가기 위해 화이트하우스에서 나오고 있었다
가이드가 나보고 운이 좋단다
나는 대통령을 봐서도 신기했지만
대통령 나온다고 길이 주욱 밀려 있는 것을 봐서 또 신기했다
역시 권력의 힘은 무섭다 싶었다
배를 타기 위한 목적지에 대략 30분의 시간이 걸려 도착을 하였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아무래도 배가 없는 모양이다
가이드는 옆 해변에 가야 할 것 같다 그런다
그래 뭐 가보자 하고 가는데
한 시간 반을 내리 달린다 ㅎㅎ
이거 참 쉽지 않은 여정이 되어버렸다
거의 다 도착했나 싶었는데 길이 엉망진창이다
마치 정글을 연상시키듯이 군데군데 웅덩이가 있는 흙길이었다
이 길에서만 또 30분이 걸렸다
힘들게 오프로드를 거쳐서 배를 타러 왔다
그런데 또 무슨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나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어디론가 또 보낸다
새로운 액티비티를 경험했다
오토바이 타고 숲길을 가로질러 가기
또 대략 30분을 가니 저 멀리 배가 기다리고 있다
아무래도 밀물인지 썰물인지 때문에 저기까지 가야 하는 모양이다
쪼리를 신고 가는데 자꾸 미끄러지려고 한다
그래서 쪼리까지 벗고 맨발로 갔다
발에 느껴지는 감촉은 거친 해초와 미끌거리는 뻘의
환상의 조합이랄까
방수는 된다지만 괜히 핸드폰과 고프로가 소금물에 빠지지 않게 조심하며 걸어갔다
어렵사리 배를 타고 투어를 시작하였다
스노클링을 하는 첫 번째 지역까지 대략 두 시간을 타고 갔다
아무래도 가장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오는 투어인가 보다
이때는 이걸 모르고 와 이러면 집에 몇 시에 가지 싶었다 ㅎㅎ
아까 가이드가 다 끝나면 3:30쯤 될 거라 그랬는데 아까 이동시간이 두 시간 더 걸렸으니... 하면서 시간 생각을 하였다
뭐 이후 일정도 없는데 늦게 끝나면 어때
다행히도 나는 큰 멀미는 안 하는 모양이다
미세한 울렁거림은 있었지만 그게 다였다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스노클링을 하는 곳에 도착했다
나는 수영은 곧잘 한다
하지만 스노클링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오늘 누구에게도 배우지 않고 혼자 시도해 보는 날이다
바다의 수영은 평형이 최고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해병대 분들은 개구리 수영을 한다고...
스노클링에 대해서는 뭐 별거 있겠어하고 첨벙 들어갔다
바다는 역시 파도가 치기에 좀 더 난이도가 있었다
거기에 발이 바닥에 닿지 않으니 조금 덤벙 대기도 했다
살짝 놀랐나 보다
발을 여유롭지 못하게 움직이니 숨이 살짝 가쁘다
장비를 착용하고 입으로 숨을 쉬는데
생각보다 많은 산소가 들어오지 않아 당황했다
대략 10여분 정도를 장비장착하는데 소비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몸에 힘을 풀고 누웠다
숨을 길게 길게 뱉었다 쉬었다 했다
약간의 가쁜 느낌이 있어서 이거 오래는 못하겠다 싶었다
바닷속을 보는데 이쁜 물고기들이 정말 많았다
사실 아프리카 여행을 시작할 때 아이 가서 수영 안 할래 그러고는 물과 관련된걸 아무것도 준비 안 했다
고프로는 방수가 되기는 하지만 소금물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모험은 하지 말자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바닷속을 보고 나니 촬영이 하고 싶다
나중에 스노클링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꼭 촬영까지 하고 싶다
바닷속은 이뻤지만 나의 가쁜 숨과 아픈 귀 그리고 배랑 너무 멀어지면 다시 돌아가기 힘들 것 같은 생각이 복합적으로 들었다
고개를 들어 배를 쳐다보니 손짓으로 더 멀리 가란다
그래서 한 번 더 용기를 내서 시도를 해봤지만 아무래도 좋은 컨디션은 아니다
첫술에 배부르랴
오늘은 시도한 것에 의의를 두고 배로 올라왔다
배로 올라가니 배위의 두 사람이 더 아쉬워하는 것 같다
짧았지만 다음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얻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모레톱이었다
마치 모레만 바다 위에 섬처럼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 오니 바다가 에메랄드빛으로 아름답게 보였다
가서 사진도 찍고 놀았다
가이드가 내 스노클링 장비를 가져오더니 바닷속의 물고기를 잡아다가 보여주겠단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보니 불가사리 하나를 주워 왔다
꽤나 신기한 모양의 불가사리였다
신기한 걸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스노클링 장비를 보니 한 번 더 시도하고 싶어서 도전해 보았다
확실히 편안한 상태에서 스노클링을 하니 숨이 잘 쉬어진다
아무래도 첫 시도에 너무 깊은 곳으로 간 것 같다
숨을 이렇게만 쉴 수 있다면 꽤나 오래 즐길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는 위로 물이 들어올 때였는데 그거는 좀 더 알아봐야겠다 ㅎ
그다음 섬으로 이동했다
2:30쯤 되어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다
오션뷰에 밥이 하나씩 차려지는데 양이 엄청나다
우리 다 같이 먹는 거야? 물어보니 혼자 먹으란다
같이 먹으면 좋은데 쓸쓸하게 ㅎㅎ
음식은 해산물 모둠이었다
랍스터 반쪽과 이름은 몰랐는데 인터넷으로 갑각류를 찾아보니 매미새우로 보이는 것 한 마리와 새우튀김, 문어 오징어 튀김과 감자튀김, 그리고 밥 이렇게 준비가 되었다
양이 너무 많아서 비싸고 먹기 힘든 것들부터 먹기로 했다
랍스터는 언제나 그렇듯 보기보다 별로다
들어있는 살도 적고 맛도 그냥 그렇다
매미새우가 참 재밌었는데 먹어보니 갑오징어의 맛이 난다
갑오징어의 맛이 나면서 식감은 가재나 새우여서 색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임금님이 받는 수라상 같은 느낌이었다
다 먹을 수 없다면 욕심부리지 말고 적당히 먹자 싶었다
배를 오래 타서 그런가 속이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밥을 잘 먹고 나서 앞을 바라보니 바닷속을 걸을 수 있게 모래길이 있다
아까 보았던 모래톱이 물에 살짝 잠긴 느낌이다
그래서 또 바다를 열심히 즐겼다
시간이 난 김에 스노클링도 연습했다
다음에는 진짜 더 잘할 것 같다
이렇게 투어가 끝이 나고 무사히 숙소에 들어왔다
오늘이 잔지바르에서의 마지막 밤이라 평소였으면 어디든 밖으로 나갔을 텐데 속이 막 좋지만은 않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자중을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잔지바르에 와서 제일 유명하다는 능의 해변과 파제 해변을 못 보고 가게 됐다
사실 나는 그 이쁘다는 칸쿤해변에 가서도 잘 못 즐긴 기억이 있어서 가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투어를 찾아보는데 2명부터 받아준다고 해서 심술 난 것도 있다
뭐 어쨌든 만약 다음에 잔지바르에 온다면 혼자가 아니었으면 한다
아프리카에 와서 왜 혼자냐 반쪽은 어디 있냐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 같다
이들에게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는 것이 정상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나도 결혼하고 싶었는데 상황이 안된걸 어떻게 해 ㅎ
여행을 와서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 같이 여행을 하는 부부들을 보면 너무 보기 좋다
다음에는 누군가와 같이 와서 로맨틱한 능위해변을 같이 거닐어 보고 싶다
2024.12.4
아 내 반쪽은 어디에 있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