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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인환 Jan 26. 2017

타락한 지성에 대한 회의

<작가의 생각 | 노트>

나는 아직 인류의 의식이
보다 진보하고 있다는 그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우리의 지성이 정체불명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는 한 그 지성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오류에 불과한 것이다. 겨우 몇 마디의 지식을 나열하거나 혹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기 위한 것을 지성인 것처럼 왜곡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매우 참담하다. 거대한 힘 앞에서 큰 소리 앞에서 쉽게 비열해지는 것이 지성이고 그 거대한 힘과 큰 소리에 부역하며 날조하는데 앞장 서는 것이 이른바 현재 지성의 의미가 되었다.


오늘날 우리의 지성은 이미 인간 존재와 인류를 위한 분별을 상실했으며 또한 교묘하게 악과 부정과 불공평의 편에 서서 마치 선과 정의와 공정을 위해 앞장을 선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맹목을 동원한 집단 광기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간의 최소한 마저 포기한 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럴 듯한 논리의 모양새를 갖추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대의 지성에 대해 나는 매우 회의적이다. 우리 관념을 지배하는 것은 이성 보다 맹목이기 때문이다. 맹목은 생각보다 다양한 형태의 고질적인 병폐를 양산한다.


나는 아직 인류의 의식이 보다 진보하고 있다는 그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우상화에 열광하거나 계급의식에 의한 우월감에 도취된 천박함이 여전히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퇴보적 관념은 쉬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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