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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Mar 13. 2024

6년 전 오늘, 끄적였던 글.

메마른 대지는 단비를 더욱 흠뻑 머금는다.


오랫동안 메마르고 갈라진 만큼

당장 우거진 숲이 될 수는 없어도 하나의 싹을 틔우기 위해 말라버린 자신을 흠뻑 적신다


색도 변하고 형태도 변하고, 작아지기도, 깎아져 없어져 버리기도 한다

더러는 다 쓸려내려 가 흔적조차 남지 않을 거라고도 한다.


그래도 한 줌 한 줌 모은 흙들은 토양이 되고 대지가 되고, 갈라졌다가도 비옥한 땅이 되어 새 생명들을 기르고, 울창한 숲이 되어 제법 커다란 삶의 터전을 만들 거란 믿음으로 온몸을적셔운다.


너무 질척한 진흙도, 너무 버적한 모래도,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싹틔우기엔 적합하지 않다.


완벽한 토양은 없다.


오히려 완벽히도 불행한 토양에서 기적이라는 씨앗은 싹을 틔우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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