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모의 죽음을 전하는 너의 문자에는 어느새 혐오가 깃들어 있었다. 우리의 부모에게서 느낀 것이던, 다른 형제에게서 느낀 것이던, 그것은 내게 익숙한 종류였다.
어느새 나는 너에게 어떤 끔찍한 무언가가 되었을까.
그런 상상이 나를 사뭇 슬프게 했다.
네가 내게 가족에의 안쓰러움을 느끼게 하는 유일한 끈이었듯이 네게도 내가 무언가의 의미를 가지리라 막연히 생각했었나 보다. 나의 온도가 상대의 온도와 불일치한다는 것은 이미 어디서나 비참하건만 그것을 너에게서 재확인하는 일은 또한 다르게 시렸다.
네게서야 이 참혹함을 마주할 줄이야.
나는 조모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죽음에 동참하지 않음으로써 비로소 완전한 썅년이 된 나 자신에게 어떠한 안도감이 있음을 느꼈다.
그렇기에 네가 써 내려갔을 단어들을 마주하고 비로소야 그 안도감에 불완전함이 있음을 확인했다.
네게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
인터넷 어딘가에 숨어있을 이 글이 최대의 설명이기에 미안하다.
이기적이게도 나는 네가 그럼에도 나만큼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
네게 익숙하듯 무던히 쌓아두다 혹시 나중에 무너지지 않기를.
악어의 눈물인듯하지만, 네가 항상 그랬듯이 모두의 관찰자이자 쓰레기통이지 않기를.
비록 네가 이제는 그들 모두의 일부이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