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by X isthenameof

그때 나는 너를 사랑했다.

너는 내 안에서 점점 커져서 내 안의 네가 나를 잡아먹을 듯했다.

잠에서 깨어나면 너를 생각했다. 길을 걷다가 네 생각에 홀로 안달복달했다.

그래도 참지 못해 너를 그렸다.

나를 참을 수 없이 불안하게 하는 네 등을 그렸다.


한참이나 너의 피부를 칠하다 문득 나는 나의 무언가를 퍼붓고 쏟아낼 대상인 너 사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결코 너를 사랑한 적이 없는 게 아닐까, 하는.


결국 너는 분해되어 어디론가 사라지고 나만이 또 남았다.


홀로 남아 무엇인가를 끄적이고 있노라면 너를 사랑한 다른 많은 사람들보다 내가 더 당신을 들끓도록 사랑했노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내가 너에게 누구보다 뜨거운 무언가를 넘겨내었음을 알라고. 나는 나를 퍼부었기에 그 온도가 뜨거웠던 것일지라도


그런 인간으로서 나는 기억되고 싶은가 보다.

이기적 이게도 너를 사랑한다 말했던 나로서.


내가 아는 유일한 사랑의 방식이, 그 형태가 무참히도 폭력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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