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 묘연 만들기

by 이장순

그녀는 토한 내용물을 사진으로 담았다.

선홍빛이 나는 토사물을 담아 의사에게 간다.

툭하면 나를 의사에게로 데려가는지 모르겠다.

고양이도 때론 털을 먹고 털이 위에 뭉쳐있다가

속이 불편해지면 우웩 하고 털 뭉치를 토해 내는데

피가 보인다며 핏기 없는 얼굴로 병원으로 달려간다. 단지 사료가 목구멍을 자극해서

토한 것을 그녀가 모르니 내가 좀 이해해야겠다.

난 아메숏이다. 건강하고 음 잘 뛰어다니는 그나저나 내가 건강했던가? 겁이 없던가?

난 겁이 많다. 어쩌다 그녀의 빗질을 피해 침대 밑을 점령하고 버틸 때가 있으니 말이다. 그녀 말하길"너 무늬만 아매 숏이지 넌 어쩌면 러시안 블루일 거야. 아메숏 탈을 쓴 러시안 블루."

러시안 블루 놈 말이지. 그녀도 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녀 동생집에 까만 아니 청색 그놈은 엄청 활발하고 겁이 없고 활동적이었는데

그놈도 무늬만 러시안 블루였던가? 어찌 됐건

그녀 말을 빌리자면 난 겁 많고 조용하고,

그래서 그녀 동생이 날보고 공주라고 했던가?

쫄보 공주님이라고 불렀었다. 아메숏이라고 다건강하고 활발하고 겁이 없으리라는 법이 있던가? 그녀도 그녀 동생과 성격이 다른 거 같았는데 인간이라면 모두 그녀와 같아야 하는 법이 없는 것처럼 아메숏 헤어 또한 같아야 하는 법이 없으니까! 의사는 나를 주사기로 찌르기만 한다. 전생에 나랑 원수였나. 주사기로 찌른

날이면 어김없이 쓴 약을 먹어야 한다. 쓴 약이랑 언제쯤 이별할까? 의사놈 안보고싶다.

헤어지고 싶다. 쓴 알약과 뽀쪽한 주사랑 그리고 의사랑 난 한동안 만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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