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괴감

by 이장순

시작은 항상 사소한 것이다.

사소한 것의 계기가
눈덩이처럼 자라나서

좀먹은 이불처럼 무거워진다.

좀먹은 이불은 태양에 말리면

가벼워 질까 잠시 생각해 보지만

누렇게 변색되어 지워지지 않는

좀먹은 자국은 눈에 거슬리다가

이불 수거함 통으로 사라질 것이다.

후회와 자책감을 가득 남긴 채

훵한 자국만을 남긴 채 없어질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어떠한 것도

새것이 아니라 헌것으로 남겠지만

항상 자리 잡는 것은 자괴감

쓸모없는 자괴감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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