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 아줌마

오 주여를 외치던 아줌마

by 이장순

어렸을 적 느티나무 아래는

오 주여를 외치는 아줌마가 있었다.

중얼중얼 논두렁을 지날 때도

벼이삭이 논 아래로 머리를 숙일 때도

물이 없어 타 버릴 때도 자리에 서서

오 주여 오 주여 를 외치는 한씨 아줌마

한씨 아줌마가 교회를 다니는 것을

본 적은 없지만 동네 구석을

오가며 오 주여를 외치고는 했다.

한씨 아줌마가 사람들을 붙자고

예수를 믿으세요 천국을 믿으세요

외치고 다녔다면 한씨 아줌마가

독실한 신자였으리라 생각했겠지만

불행히도 교회를 가는
그녀를 본 적이 없다.


하교길에 동네 어귀에서 그녀를 만나면

그녀를 따라 교주를 따르는 신자처럼

오 주여를 외치던 짓궂던 우리들을

한씨 아줌마는 나무라거나

야단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중생을 돌보는 자비의 부처처럼

미소만 지었었다.


골목을 지날 때면 불현듯

한씨 아줌마가 떠오른다

서울로 상경한지 이년만에 가톨릭

신자가 되었지만 그녀처럼

마음이 답답해질 때면

머리가 어수선 해지만

오 주여 오 예수님 을 외친다.

외치다 보면 마음이 머리가

차분이 가라앉는다

한씨 아줌마도 그래서 였을까

밤마다 술에 취하여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아저씨의 술주정이 마음을 심장을 머리를

힘들게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오 주여를 외치며 간절함을 담아

기도를 했으리라 짐작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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