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온다.
함박눈이 내리는 세상은 초등학교때 우산을 쓰여주던 아빠를 생각나게 한다.
눈이다 소리 지르며 눈을 만지려고
짧은 팔을 내밀어 차갑도록
스며들었던 눈을 잡아 보려던
민재를 아빠는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바라보셨다.
십 년 만에 숨어 있던 아빠를 찾으러 가는 길
아진 씨에게 친구하고 놀다가 열락 없이
열한 시까지 놀다가 집에 갔다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 엄마에게 서운해 어두운 놀이터를
서성이던 날도 아빠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나 민재를 지켰었다.
엄마가 삼십 분쯤 뒤에 달려와
민재를 업고 갈 때에도 미끄럼틀 뒤에서
아빠의 눈길이 오래도록민재를 따라왔었다.
정면으로 마주할 수 없었던 아빠를 보러 가고 있다.
아진 씨가 화장을 짙게 했다.
가녀린 여자 모습을 보일 수 없다 말하는 듯했다.
아들에게 걱정 말아라 말하는 것 같다.
민재는 강산병원으로 가고 있다
버스에서 내려 병원으로 가까워질수록
눈에 담기는 눈물이 거추장스럽다.
아빠는 알고 민재는 모르는 아빠 얼굴
민재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했다.
병원 안으로 들어가 아빠 병실 문을 열었다
아빠가 보인다
병 상속에서 침대맡에
마주 하며 살 수 없었던 아빠와 아들
아빠와 아들의 눈길이 서로 엉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