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by 이장순

길게 늘어선 그림자를 따라

어미소가 걸어가고

뒤를 촐랑촐랑 아기 소가 따르던 날

어린 아들은 소등에 탄다고

아비를 힘들게 했더란다.

힘이 장사였던 등치 큰 소등에

탄다고 바닥에 주저앉아 떼쓰던

어린 아들을 아버지는 난처한 표정으로

바라만 보셨단다.

마트 구경 중에 이십만 원짜리 블록을 들고

가지고 싶다고 울고불고 떼를 쓰는

아들을 바라보며
아들은 아버지가 생각이 났더란다.

아이들은 떼를 쓰면서

자라고 아버지는
아이들의 웃음에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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