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의 고뇌

by 이장순

들판에 서서 헐벗은 눈과

헐벗은 몸으로 세상을 본다.

영약 해진 까마귀

내 몸을 헤집어도

불평할 수 없는 몸

소리 질러 말할 수 없다.


무시당해도 몸을 내주면서

들판에 팔 벌려 새들을 겁주는

허수아비


언제부터였을까

고뇌에 빠진

나는
허수아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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