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는 코를 자른다.

by 이장순

거짓말을 하면 코가 자란다는 생각을 어찌했을까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할까 봐
할아버지는 걱정이 되었던 걸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인간들뿐이다.

사람들은

거짓말이 아닌 거짓말 같은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거짓말도 하다 보면 거짓인지 사실인지가 모른 때가 있다. 진실 같은 거짓말을 하면서

내 코는 지구를 돌아 나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피노키오는 코가 한 번도 자라지 않았을까

진실 같은 거짓말을 하면서 피노키오는

아무도 모르게 자란코를 자르지 않았을까

거짓인지 진실인지 모를 세상은

피노키오도 코를 자라게 하고

밤마다 자라난 코를

쓰윽싹 자르지 않았을까

진실 같은 거짓 세상에서
살기 위해 대기층을 뚫어 버릴듯한
내 코를
잘라 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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