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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순 Nov 28. 2015

아버지의 손

상처 난 손

나어렸을적  땅도 깊고 하늘도 높고

벼랑도 아득하고  나무도 울창해서

보라색  눈 깜빡이는 인형을

벼랑에 털어 뜨리고

무섭고 겁이 나서  내려가지 못하고

목이 터지도록 울었었다


아버지  울고 있던 나를 보시고는

왜 울어  물으셨다

그치지 않는 울음 때문에

꺼이꺼이 울어 대며

보라색 인형을  손으로  가르쳤다


머리를 쓰다듬던 아버지

벼랑으로  내려가서  

슈퍼맨처럼  가져다주셨다


보라색 인형을 내미는

당신 손에 나무에

 베어진  잘잘했던 상처 자국

그때는 몰랐었다  

상처에  쓰라렸을 아버지의 손


당신만큼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하늘은 낮아지고 땅은 높아지고

벼랑은 무너져서 무서움은 사라져도

상처 입어 붉던   당신 손은
눈물 나도록  당신을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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