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숫자’를 통해 점검하는 데 있어

by 이예지

영업 리더십에 대한 통념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사람을 관리해 성과를 끌어내는 기술이 아니라, 조직이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반복하게 하는 판단 구조를 설계하는 힘이 진정한 리더십이라는 것이다.


정희준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결과를 묻는 질문은 보고서를 만들지만, 기준을 묻는 질문은 조직의 판단을 만든다”고 강조하며, 영업 리더가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조직의 판단 체계를 구축하는 설계자로서 역할을 재정의해야 함을 설파했다.


두 번째 인터뷰에서는 왜 ‘판단 구조’의 관점이 필수적인지, 그리고 리더의 질문과 기준이 조직의 행동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영업혁신연구센터 정희준 센터장은 지난 38여 년간 글로벌 기업에서 영업과 전략을 담당해 현장을 누볐으며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기업 교육과 영업 혁신을 연구해 학생들과 현장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정희준 센터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에 실설한 ‘Sales Leadership Architecture 반복 가능한 성과를 만드는 영업 리더십’ 과정에 대한 깊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정희준 센터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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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수님은 “영업 리더십은 사람을 관리하는 리더십이 아니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이 말의 핵심을 조금 더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말하는 영업 리더십의 핵심은 사람을 통제하거나 관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영업 리더십은 사람들이 어떤 판단을 하도록 만드는가, 다시 말해 판단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는지를 관리하기 시작하는 순간, 리더는 현장에 직접 개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판단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결국 리더가 답을 주고, 방향을 정하고, 결정을 대신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조직은 점점 리더의 판단에 의존하게 되고, 구성원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힘은 약해집니다. 현장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딜, 제가 진행해도 될까요?”


이 질문이 늘어날수록 조직의 판단력은 떨어지고, 리더의 부재는 곧 조직의 흔들림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영업 리더가 판단의 기준을 명확히 관리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구성원들은 매번 답을 묻기보다, 그 기준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게 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게 됩니다. 성과가 흔들릴 때마다 리더가 직접 개입해 지시하고 수정하는 조직은 단기적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리더가 자리를 비우는 순간 다시 흔들립니다.


이 과정에서는 영업 리더를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을 고정하고 반복되게 만드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사람이 아니라 판단을 관리할 때, 비로소 조직은 리더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영업 리더가 반드시 다뤄야 하는 ‘사람’과 ‘숫자’ 사이의 균형이 무너질 때, 조직에는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궁금합니다.


영업 리더가 사람과 숫자 중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질 때, 조직의 판단은 쉽게 왜곡됩니다. 사람에만 치우치면 감정과 관계 중심의 의사결정이 늘어나고, 숫자에만 치우치면 현장의 맥락이 사라지게 됩니다. 두 경우 모두 성과를 설명하기는 쉬워질 수 있지만,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는 점점 어려워집니다.


사람 쪽으로 기울어진 조직에서는 성과보다 분위기와 관계 관리에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누가 힘들어하는지, 누가 불만이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판단이 유예되고, 문제를 구조적으로 다루기보다 감정적으로 봉합하는 방식이 반복됩니다. 반대로 숫자 쪽으로 기울어진 조직에서는 보고가 방어적으로 변하고, 수치 자체를 지키기 위한 왜곡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숫자는 많아지지만,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신뢰는 오히려 떨어집니다.


영업 리더의 역할은 이 두 가지를 분리해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통해 점검하는 데 있습니다. 숫자를 통해 사람의 행동을 읽고, 사람을 통해 숫자의 왜곡을 점검해야 합니다. 이 균형이 유지될 때 숫자는 통제의 도구가 아니라 판단의 근거가 되고,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성과를 만들어내는 주체가 됩니다.


이 균형이 무너질수록 조직에서는 판단이 줄어들고 설명만 늘어납니다. 성과 보고는 많아지지만 신뢰는 낮아지고, 회의는 길어지지만 결정은 미뤄집니다. 결국 사람과 숫자의 균형을 관리하지 못하는 조직은 성과보다 ‘설명’에 에너지를 쓰는 조직이 되기 쉽습니다.


Q. 영업 리더의 역할은 직접 매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그럼 리더는 무엇을 통해 성과에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영업 리더는 직접 매출을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성과가 만들어지는 방향과 조건을 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해, 리더는 무엇을 기회로 볼 것인지, 언제 개입하고 언제 기다릴 것인지, 무엇을 반복해서 점검하고 무엇을 과감히 버릴 것인지를 판단함으로써 성과의 흐름에 영향을 미칩니다.


영업 리더가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방식은 ‘질문’입니다. 결과를 묻는 질문은 보고를 만들지만, 기준을 묻는 질문은 판단을 만듭니다. 리더가 회의와 리뷰 자리에서 반복해서 던지는 질문이 곧 조직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되고, 그 기준이 구성원들의 행동을 결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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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판단은 개인의 직감이나 경험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판단이란 항상 불완전한 정보와 제한된 시간 속에서 무엇을 더 중요하게 보고, 무엇을 뒤로 미룰지를 결정하는 기준입니다. 영업 현장은 언제나 정보가 부족하고 상황은 빠르게 변합니다. 이때 판단의 기준이 없으면, 결정은 개인의 성향이나 감정에 의존하게 됩니다.


반대로 판단의 기준이 명확하면 리더가 모든 결정을 직접 내리지 않아도 됩니다. 기준이 조직 안에 공유되어 있으면,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판단이 반복되고 그 결과 성과가 구조화됩니다. 이 과정은 바로 이 판단의 기준을 개인의 감각에서 조직의 공통 언어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Q. 이 과정은 “영업을 잘하는 방법을 다루지 않는다”고 명확히 말씀하셨습니다. 대신 무엇을 다루는 과정인지 궁금합니다.


이 과정은 영업을 더 잘하는 방법이나 특정한 기술, 스킬을 다루는 과정이 아닙니다. 대신 영업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다시 말해 영업이 개인의 감각이 아니라 조직의 기본값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관점을 다룹니다. 그래서 이 과정의 초점은 리더의 판단 구조, 점검 기준, 그리고 영업 활동이 반복되는 운영의 리듬에 맞춰져 있습니다.


영업 리더들은 이미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황마다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럴 때 회의는 길어지고, 보고는 많아지지만 정작 중요한 결정은 미뤄지게 됩니다. 결국 영업은 바쁘게 돌아가지만, 성과가 왜 나왔는지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가 반복됩니다.


이 과정은 바로 이 지점에 초점을 둡니다. 지식 전달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것이라면, 이 과정에서 다루는 판단 구조는 “언제, 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다룹니다. 영업을 운영하는 기준이 명확해질수록, 리더는 모든 상황에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되고 조직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게 됩니다.


Q. 기존의 영업 교육이나 리더십 과정과 비교했을 때, 가장 본질적으로 다른 지점은 어디라고 보실까요?


기존의 많은 영업 교육이나 리더십 과정은 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법이나 스킬을 추가하고, 실행 항목을 늘리는 방식입니다. 반면 이 과정은 그보다 한 단계 앞선 질문, 즉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가”를 먼저 다룹니다.


판단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행만 늘어나면, 조직은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하고, 결과가 나오면 사후적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게 됩니다. 그래서 이 과정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바로 제시하기보다, 언제 왜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먼저 짚습니다. 지식이나 스킬을 더하는 과정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 자체를 재정의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과정은 처음에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당장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정답을 바로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학습자들은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 무엇을 봐야 할지 알겠다”는 감각을 얻게 됩니다. 이 감각은 특정 기법보다 훨씬 오래 현장에 남습니다. 이 차이가 이 과정이 기존 교육과 가장 본질적으로 다른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지식 전달’이 아니라 ‘판단 구조’를 다룬다고 하셨는데, 이 차이는 학습자 입장에서 어떻게 체감될까요?


학습자들은 이 과정을 통해 “정답을 배웠다”기보다, “이제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 알겠다”는 감각을 먼저 갖게 될 것이라 설명하였습니다.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변화는 회의, 보고, 코칭에서 질문의 질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무엇을 했는지를 설명하는 보고보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를 묻는 대화가 늘어납니다.


영업 리더십의 핵심은 사람을 관리하는 데 있지 않고, 판단을 관리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를 관리하면 리더는 현장에 계속 개입하게 되지만, 기준을 관리하면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리더가 던지는 질문이 결과 중심에서 기준 중심으로 바뀌는 순간, 조직의 판단 수준도 함께 달라집니다. 결과를 묻는 질문은 보고를 만들고, 기준을 묻는 질문은 판단을 만듭니다. 따라서, 리더의 질문이 바뀌면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이 바뀌고, 그 변화가 결국 성과의 안정성과 재현성으로 이어집니다.


과정 수료 후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답을 배운 느낌은 아닌데, 회의에서 던지는 질문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앞서 말한 내용처럼 리더의 질문이 바뀌면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이 바뀌고, 그 변화가 현장에서 가장 분명하게 체감됩니다. 이것이 지식 전달이 아니라 판단 구조를 다룰 때 학습자가 경험하게 되는 가장 큰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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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과정 전반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핵심 질문이나 기준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이 과정 전반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하나입니다.

“지금 보고 있는 이 성과를, 다음 분기에도 재현할 수 있는가?”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대부분의 판단 오류가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조직이 성과를 평가할 때 ‘얼마나 나왔는가’에 먼저 집중합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결과를 묻는 질문이 아니라, 성과의 지속 가능성을 묻는 질문입니다. 지금의 성과가 특정 개인의 역량이나 일회성 상황에 의존하고 있다면, 다음 분기에도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성과가 일정한 판단 기준과 관리 구조의 결과라면, 환경이 일부 변하더라도 성과의 흐름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으로 이 질문은 리더와 조직은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이 성과는 어떤 판단을 통해 만들어졌는가? 그 판단은 개인의 감각이었는가? 아니면 조직의 기준이었는가?


그리고 이 기준은 다음 상황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현장에서 이 질문은 단순한 점검을 넘어, 리더의 시선을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성과가 나쁘지 않을 때 오히려 “괜찮다”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성과가 구조의 결과인지 우연의 결과인지를 점검하게 만듭니다. 이 과정을 통해 영업 리더는 결과를 관리하는 사람에서, 성과가 반복되도록 만드는 조건과 기준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역할을 전환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질문은 단순한 체크 포인트가 아니라, 이 과정 전체를 관통하는 판단의 기준이며, 영업 리더십을 성과 관리에서 성과 설계로 전환시키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영업혁신연구센터 정희준 센터장과 3회차 연재 시리즈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마지막 회차 인터뷰에서는 현장 적용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딜 리뷰, 파이프라인, 코칭 미팅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질문 구조와 운영 리듬, 교육 이후 조직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 그리고 좋은 영업 리더의 조건까지 한 번에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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