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선율 뒤에 숨은 경영의 수수께끼를 풀다”

by 이예지

2월 2일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본관 2층에서 4차 니오메커니즘 연구회가 진행됐다. 본 연구회에서는 송세진 aSSIST 특임교수가 ‘본원전 전략의 관점으로 본 피아노 제조 산업의 다중 사례(Rethinking Generic Strategies: A Combination-Weight-Sequence Model Analysis of the Global Piano Industry)’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송세진 특임교수는 러시안 피아니즘의 정통 계승자로서 러시아 특유의 세밀하고 정확한 리듬감과 파워풀한 터치로 슬라브적 감성을 지니고 최고도의 테크닉을 구사하며 ‘소리의 마술사’라고 불리고 있다. 1992년 모스크바로 떠나 17년 동안 유학했으며, 모스크바 국립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부속 중앙음악학교와 모스크바 국립 차이코프스키 음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 현재 ‘슬라브음악’ 국제 피아노 콩쿠르, ‘이슬라메이’ 러시아 피아노콩쿠르 심사위원이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특임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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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세진 특임교수는 경영학의 대부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가 제시한 '본원적 전략(원가 우위, 차별화, 집중화)'에서 논의를 시작했다. 포터는 기업이 원가 우위와 차별화를 동시에 추구할 경우 '어중간한 상태(Stuck in the Middle)'에 빠져 경쟁력을 잃는다고 경고했으나, 송세진 특임교수는 현대 산업에서 이 두 전략의 복합적 활용이 오히려 강력한 경쟁 원천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송세진 특임교수가 제시한 'CWS(종합 비중 순서) 모델'이다. 이 모델은 기업이 차별화와 저원가라는 두 축 사이에서 어떠한 비중(Weight)을 두고, 어떤 순서(Sequence)로 전략을 결합(Combination)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갈린다는 점을 골자로 한다.


송세진 특임교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서의 전문 식견을 바탕으로, 글로벌 피아노 제조사들의 사례를 네 가지 전략 그룹으로 분류해 소개했다.


스타인웨이 앤 선스(Steinway & Sons)는 100% 수작업과 아티스트와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한 '극단적 차별화 전략'의 정점이 있다. 야마하(Yamaha)는 하이엔드급의 차별화와 스마트 팩토리를 통한 원가 우위를 동시에 달성한 '복합 전략'의 성공 사례로 매출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하며 포터의 이론에 반전의 증거를 제시한다.


삼익악기(Samick)는 원가 우위를 기반으로 하되, 독일 브랜드 '사일러' 인수 및 스타인웨이 경영권 확보 시도 등을 통해 '차별화로의 도약'을 꾀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펄 리버(Pearl River)는 중국의 인내 전술과 대량 생산 체제를 통해 압도적인 물량으로 시장을 점유하는 '원가 우위 집중 전략'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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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세진 특임교수는 “피아노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수천 개의 부품이 맞물려 돌아가는 경이로운 제조 산업의 산물이다. 특히 야마하처럼 차별화와 원가를 동시에 잡은 모델은 현대 경영학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라고 전했다.


발표 후반부에서 송세진 특임교수는 연구의 방법론적 진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존의 다중 사례 연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델파이(Delphi) 조사를 통해 CWS 모델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영학 전문가와 피아노 산업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패널을 통해 모델의 각 요소(비중과 순서)가 산업 내 경쟁 우위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aSSIST 교수진을 주축으로 설립된 메커니즘경영학회는 경영의 주체(Subject), 환경(Environment), 자원(Resource) 그리고 이를 연결하고 아우르는 근본 원리 메커니즘(Mechanism)을 중심으로 기업 경영을 분석하는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운영됐으며 서울대학교에서 2014년까지 10여년간 진행하다가 중단되었던 ‘메커니즘 연구회’가 ‘니오메커니즘 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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