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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O Jul 01. 2021

라스트 레터 - 이와이 슌지

영화는 그려도 재미있다 #1

 


 좋은 영화 보고 나면 버릇이 발동된다. 바로 그 영화감독의 다른 영화를 찾아보는 일. 그렇게 영화를 찾고 보다 보니 자동적으로 좋아하는 감독이 생겨났다. 가장 좋아하는 감독을 꽂으라면 매우 고민되지만, 그래도 ‘이와이 슌지’라고 말할 것 같다. 그는 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의  영화를 접한  너무나도 유명한 ‘러브레터였다. 아주 오래전이다.   하나와 앨리스, 4 이야기, 릴리 슈슈의 모든  등을 차례대로 찾아보게 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하나와 앨리스:살인사건이다. 이와이 슌지 감독 영화 중에서 영화관  스크린 앞에서 유일하게  영화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당시  만나던 여자 친구와 헤어진 상태였고, 버스를 타고 압구정 CGV에서 혼자  영화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니 그때 헤어진 여자 친구도 ‘하나와 앨리스라는 영화를 가장 좋아했다. 그녀와 썸을  ,  영화 이야기로 인해 급속도로 친해졌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녀와 20 후반에 연애를 하고 헤어졌다. 당시  서울에 직장을 구하고 자리를 잡는 상태였고, 그녀는 취업 준비생이라 여러 가지로 불안해 보였다.  그런 시기였다.


몇 달 전 인스타그램에서 이와이 슌지 새로운 영화가 국내에 개봉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라스트 레터’였다. 오랜만에 마음이 설레었다. 마치 새로운 인연이 찾아온 것처럼.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극장에 바로 달려가지는 못했다. 그 후 네이버 영화에 그 영화가 올라온 걸 우연히 보았다. 난 결제해서 어젯밤에 보았다. 반가운 배우들과 이와이 슌지 영화만의 음악, 그의 화면들을 본다는 것만으로 좋았다. 난 어느새 20대 때, 그의 영화를 찾아보던 나로 돌아가 있었다.


이 영화의 제목에 ‘레터’라는 단어가 있어서 ‘러브레터’ 같은 영화를 상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러브레터’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영화였다. 그래도 이 영화 나름 좋았다. 특히 ‘후쿠야마 마사하루’ 배우의 편지를 읽는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았고, 처음 보는 ‘모리 나나’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4월 이야기의 ‘마츠 다카코’의 얼굴을 보는 것도 반가웠다. 예상보다 우울한 영화였지만 깊은 감동과 긍정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최근 나의 미래에 대해 이래저래 고민하고 있던 상태였는데, 큰 힘이 됐다.


나는 문득 이와이 슌지 감독의 새로운 영화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만 같은 불안한 감정에 휩싸이고는 한다. 그건 이와이 슌지 영화에 대한 애착이 가져다주는 이중적이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난 그의 새로운 영화가 더 나오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게 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의 새로운 영화를 기다리며, 그가 이번에 건네준 긍정의 메시지를 종종 떠올리며 나는 또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그 사람을 계속 그리워하면
죽은 뒤에도 사는 게 되지 않을까요?”
- 영화 <라스트 레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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