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 조건, 도대체 뭐야?
본 포스팅은 이전에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각색하여 작성해 본다.
취업 조건으로 제일 많이 들어오는 문의는 언어 실력, 학력, 그리고 의외로 외모.
부족한 언변이지만 찬찬히 풀어나가 보겠다.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지원자의 대부분 궁금해하는 것은, '영어는 어느 정도 하면 되나요?'였다.
쪽지로, 댓글로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다.
솔직한 답변으로는, 의사소통이 통하냐 마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회사마다, 직무마다 요구하는 언어 실력이 천차만별이기에 판단은 본인이 하거나, 면접을 본 후에 오퍼 래터를 받았다면, 면접에서 보여준 언어 실력이 업무를 하는데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 판단되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첫째로 "영어"
아무리 토익 만점이 나오고, 그래도 듣기만 잘되고 말을 어버버버 하며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면, 싱가포르 혹은 다른 영어권 나라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싱가포르 국민들로 말하자면, 이 나라 사람들은 생각보다 더 당차고, 자기 PR이 중요해서 알아 들어도 말로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면, '아 얘는 나랑 의사소통이 안되나 보다' 하고 말아 버린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대화에 제외된다는 것을 느낄 수도. 다만 이것이 따돌림이 아닌 소통의 문제라는 것을 오인하지 않길 바란다.
나의 언어 실력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아직도 열심히 배우고 있으며 적응 중에 있다.
2017년도 때 한국에서 취업을 시도하려고 취득했던 어학 자격증은 토익스피킹 level 6랑 오픽 IH레벨.
그 수준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에 와서 구직을 하였고, 이직도 했다.
그래서 내 작은 생각으로는, 토스와 오픽 성적이 나랑 비슷하거나, 더 높으신 분들은 취업 시에 거의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싱글리쉬는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젊은 층의 발음은 알아듣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듣기 좋고 깔끔하고 많이 배우게 되는데... 중장년층, 고령층은 발음이 뭉개지면서. 말을 할 때 발음을 먹는다.
발음을 먹는다는 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음..
"너 밥 먹었어?"를 "넣밯읍머헝엉?"라고 말하는 느낌이랄까.
싱글리쉬를 경험하신 분들은 공감되실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중국어'
중국어는 2년 반 동안 중국에서 놀고먹고 공부하고 논문도 써서 영어보다는 자신감이 있었다.(2년이 지난 지금, 영어가 중국어보다 편해졌다. 영어실력이 는 것도 있는데, 중국어 실력이 줄은 것도 있다.)
중국어는 HSK 6급을 취득했었다. 중국에서는 경제무역을 전공으로 배우면서 졸업시즌에 작은 논문 하나 썼었고, 지금은 같은 논문을 다시 쓰려면 중국에 1년은 머물러야 할 것 같다.
내 학력은 학사, 한국에서는 중국어 전공으로 지방대 소속이고, 중국에서는 경제무역 전공으로 역시나 유명하지 않은 일반 대학이다.
남다른 것은 딱 13학번에 맞춰 휴학 한번 없이 복수 졸업장을 취득했다는 것.
그 외에는 대학교 1~2학년 때의 아르바이트 경력이 다이기에, 별것 없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기본 3-4개월 정도 해서 첫 취업했던 회사에서 좋게 본 것 같다.
아르바이트 시기가, 딱 방학쯔음(평일+주말)과 학기 중(주말)으로 나뉘어서, '끈기 있고 쉽게 그만두지 않는구나'라고 느낀 것 같다.
한국에서는 취업하기 위해 성형도 하고, 살도 빼고, 인상 바꾸는 프로그램도 듣고, 정말 외적인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싱가포르에서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
전혀.
못생기고 이쁘고. 뚱뚱하고 날씬하고, 다들 다른 매력을 인정하고, 뚱뚱한 것을 나무라, 못생긴 것을 나무라 하지 않는다.
"저는 뚱뚱한데 취업할 수 있을까요?"
저도 뚱뚱한데 취업에 문제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더운 나라에서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조금씩은 하고 있지요.
다이어트를 위하기보다는 체력을 기르기 위한 운동이라 기분 좋게 하고 있습니다.
면접, 취업, 이직까지 하고 느낀 점은 이곳에선 무엇보다 자신의 업무능력이 중요하다.
업무 능력이 출중하지 않으면, 아무리 멋지고 아름다워도 해고되기 십상.
난 내가 끈기는 좀 있는데 악바리가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문제가 생겨도 워낙 둥글게 둥글게 넘어가기도 했고, 그다지 악바리 찰 정도로 뭔가를 갈구해 본 적이 없었다.
싱가포르에서 첫 회사를 다닐 때, 자그마한 월급으로 내 생활비와 방세, 그 외 잡다한 비용을 다 부담해야 했기에 어느새 끈기가 생기며 '이곳에서 내가 못 버텨내면 다른 데에서도 절대 못 버틴다. 굳세어라.'라는 생각을 가지고 끝까지 원하는 것을 성취해냈다.
내 악바리의 절정기는, 돈이 없는데 가족의 도움 없이 한국으로 휴가를 가고 싶었을 때다.
한국으로 가기 위한 비행기 값과 한국에서 사용할 돈을 모으기 위해선, 3달 동안, 한 달에 300달러의 식비로 살았어야 했는데, 300달러, 한화 26만 원을 조금 웃도는 정도의 가치다. 한국에서는 그 정도로 밥을 먹는데 큰 문제는 없겠지만, 싱가포르에서 내가 머물렀던 집은 취식이 인스턴트 라면만 가능했기에, 삼시세끼를 거의 밖에서 사 먹어야 했다.
30일의 기준으로 하루에 10불만 사용했어야 했는데, 아침, 점심, 저녁을 다 해결하기에는 턱도 없는 돈.
결국, 라면 몇 봉지를 구입해 저녁으로 먹고, 아침은 식빵을 구입해서 잼을 발라먹었고, 점심은 또 식빵을 먹던가 아니면 회사 밑의 호커센터에서 5불 이내의 소비를 했다. 그렇게 세 달을 살아본 적이 있다. 정말 고되었고 힘들었는데, 그때는 그게 별게 아닌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은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밥을 얻어먹지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 하 무슨 자존심에 그랬는지.
밥을 당장 내가 사줄 능력이 되지 않으면 얻어먹지도 말자.라는 이상한 자존심이 생겨서 돈이 없을적에는 절대 밥을 얻어먹지 않았다.
내가 악바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그때 그 이야기를 친한 언니와 공유하니, 언니가 나에게 "너 볼 때는 몰랐는데 악바리 엄청나네."라고 말했다.
한국이던, 싱가포르 던, 다른 해외 국가이던, 어디든 간에 중요한 것은 끈기로 버티고 악바리까지는 아니어도 국내에서보다는 더 노력해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항상 더 높고, 더 좋은 것을 갈구하는 욕망과 노력이 있어야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스스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모든 해외 구직자, 해외 취업 희망자들에게 도움되길 바라며 이 글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