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나는 원래 이렇지 않았다.
31살의 젊줌마.
나이를 들어간다는 건 슬픈 일이지만 지나가는 시간을 잡아둘 순 없다.
그렇듯 내 나이도 어느새 31살.
나이에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몇 명있을까? 하지만 나는 내 나이에 자신이 있었었다. 항상 매년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해서 한 가지는 꼭 이루었었다.
하지만 나의 삶보다는 남의 인생을
내 마음보다는 남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어느 순간 나 자신을 누구와 비교하게 되고
여유롭지 못하게 시간에 쫓기면서 급한 내 성격이 숨을 턱턱 막힐 정도로 자아를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내 나이에 주눅이 들 때가 생기게 되었다.
난 31살이지만 두 명의 엄마.
시댁에서는 며느리, 아내.
아이를 두 명을 키우면서 내 시간에 맞추기보다 아이들 시간과 시댁 시간에 맞춰 살고 있는 나.
남편은 말만 청산유수. 모든 것들을 나에게 맡기는 스타일이라 아이 3명을 키우는 꼴이 된 셈이다.
내 나이에 맞게 끔 생활할 수 있는 여건도 시간도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인들과의 약속 시간도 항상 아이들과 시댁 식구들에게 맞춰졌고 그것들이 반복이 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약속을 안 잡게 되었다.
여기도 저기도 눈치보기 싫고 조급한 것이 싫어서.
지금은 약속이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게 더 자연스러워졌고 내 마음도 편해졌다. 나와의 유대관계가 이루어질 때 마음이 편해서 가끔씩 연락하게 되고 그것마저도 내 마음의 위로를 얻기 위함이었다.
엄마들이 넌지시 자식 자랑, 집안 자랑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곤 아이들의 연령대가 같은 엄마들이겠지만 그것도 나는 맞장구 쳐주기 벅차 엄마들의 모임이나 연락을 통해 어울리기를 꺼려했다. 그곳에 쏟아붓는 감정 소모도 너무나 힘들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난 육아와 집안이라는 핑계로 내 성향마저 바꾸고 있었고 점점 그런 것들이 내 성격이 되어버렸다.
아직은 아이들이 크고 있기에 내 성격을 바꿀 수도 없고 결혼한 나는 시댁의 식구가 된 이상 나의 일상생활의 패턴이 바뀌기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을 해도 여전히 난 일하고 아이들을 받아서 저녁도 하고 씻기고 재우고...
모든 엄마들이 그랬던 것처럼,
난 원래 이렇지 않았지만 이렇게 나 자신을 만들어 버린 나에게 후회하며 이 삶을 또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모든 젊줌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