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촌 Nov 12. 2017

오로라 원정대(1)

최고로 추운 달에 최고로 추운 곳에서 최고로 멋진 걸 보는 최고의 기회

눈보라가 휘날리는 

어느 추운 겨울밤.


아무도 없는 도로를 달리는 

차 한 대.



만약 그 차에

나와 친구들이 타고 있다는 상상을 해보자.


거기다,

그 차가 맛있는 음식과 맥주가 가득 실려있는 

매력 가득 캠핑카라면.


또한, 

여행의 목적은 

끝없는 도로를

밤낮없이 북쪽으로 달려

 

평생 한번 볼까 말까 한

오로라를 보는 것이라면.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 있을까.


낭만의 끝이다.




-프롤로그-



  내 흐릿한 기억으로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수능이 끝나면 뭐할까 라는 이야기 도중, 처음으로 캠핑카 여행을 가자고 했던 것 같다.

 아무 지식도 없을 때지만, 각자 운전면허 준비, 먹거리 준비등 구체적인 부분까지 이야기를 마쳤었다.

 훗날, 캠핑카를 운전하려면 대형 운전면허증이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에 좌절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두 번째로는 우연히 내가 지금 캐나다에 머물고 있던 중, 주변 지인분들과 오로라 이야기를 한참 할 때였다.

 하지만 결국 캠핑카로 가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결론이 났다.


 그렇게 한 때의 희망으로만 끝날 것 같았던, 그 해 11월. 

 우연히 한국에 있던 군대 동기, 채준이에게 연락이 왔다.


 "여 태헌, 나 두 달간 캐나다 간다!!"

 "어?! 야 그럼 여기서 여행 가자!!"

 "좋지, 니만 믿을게"


 그렇게 가슴 한켠에 묵혀두었던 도전정신을 꺼내버리고만 나는

 곧 오로라 원정대를 모집한다.

  


tip


+ 시작이 반이다

- 지금까지의 여행 중 가장 주변 반대가 심했다.

 자동차 정비 업체를 하는 지인부터 캐나다에서 20년 동안 트럭 운전을 하신 아저씨까지 미친 짓이라고 하셨다. 직접 차를 끌고 옐로나이프를 갔다 오신 몇몇 분들도 가장 추울 때 하필 캠핑카를 끌고 가려하느냐고 우려하셨다. 

하긴 캠핑카 업체에서 조차 반대를 했으니 말 다 했다.(세계 최초의 바보같은 짓이라고 하였다)

 이에 따라 가장 사전조사를 많이 했던 여행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열심히 조사를 하는 만큼 주위에서도 곧 좋은 정보들을 하나둘씩 알려주기 시작하였고 

그로 인해 막힌 문제들이 슬슬 풀려가기 시작했다.

 역시 나는 럭키가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차피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은 정면으로 부딪힐 각오도 하였다.


+ 가장 큰 변수

- 우선적으로 언급할 것은 날씨이다.

 캐나다 자체가 추운 나라로 유명하지만 아예 앨버타 주를 넘어가서 있는 옐로나이프는 그 추위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겨울 평균 기온이 -20도 정도이며 운이 좋다면 -40도의 온도까지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새로 만드는 자동차들의 추위 테스트를 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로 인해 온 세상이 새하얗게 덮인 그곳에서의 운전은 매우 힘들것이며 여차하면 캠핑카의 물탱크 조차 꽁꽁 얼어붙어 아무것도 못하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변수는 원정대. 즉, 사람이었다.

 우선은 비용 절감을 위해 캠핑카에 정원을 가득 채워 가는 게 목표였고 이게 자칫 위험할 수 도 있는 여행이기 때문에 멤버들 간의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했다.

 처음 구인 글을 올리자마자 꽤 도전적인 분들의 참여가 이루어졌지만 출발 시간이 다가오면서 많은 멤버 교체와 그로 인한 난감한 부분들이 많았다.

 결국엔 잘 해결되어 총 남자 4명, 여자 2명의 6인 원정대가 꾸려졌다.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 가장 중요한 걸 이번에 또 느낀 여행이 된다.  


1. 한겨울에 옐로나이프 오로라 헌팅 2. 꼭 가야지 하고 수영복을 챙기게 만든 온천(옐로나이프가아니라 유콘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안의 결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