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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촌 Sep 24. 2024

Love & Free

#9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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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탓도 아니고 너의 탓도 아니야, 그냥 이렇게 되려고 그런 거야..”

“.. 바이킹의 배가 떠날 때 부모는 아이에게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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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캐나다로 놀러 오는 꿈을 꾸며

기분 좋게 T는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지난밤의 이야기 주제들을 곱씹어 본다


일어나서는

원래처럼 할 일들을 했다

스트레칭도 하고

세면을 했다

하지만 오늘은 서두르지 않았다


소파에 앉아 새들을 보았다

빨간색, 노란색, 블랙&화이트,

까마귀, 까치, 블루제이, 딱따구리까지,

단순히 형형색색의 새들을 보고 기분만 좋아졌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아름답고 똑똑한 그들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한다



T는 아침을 먹었다

일을 했다

글도 썼다

주말에 쉬어서 그런지 모든 것이 가볍게 진행되었다

역시 사람은 휴식이 필요하다라고 T는 생각했다


오늘은 T가 레이의 별장을 떠나는 날이다

떠나기 전 레이에게 방명록을 남겼다

신기하게 그의 방명록의 마지막 장만이 남아있어 더욱 의미 있었다


방명록을 작성하자 레이가 사진을 찍자고 한다

더불어 레이가 T의 문신을 찍고 싶다고 말한다

T는 본인도 모르게 허락했다

T는 본인도 모르게 포즈를 잡았다

T는 본인도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T는 남에게 처음으로 기분 좋게 문신을 보여주었다



T는 Winnipeg이라는 도시로 출발했다   


도로 표지판을 들고 일하는 우크라이나 소녀를 보았다

비가 왔다

도로를 지나는 두 마리의 사슴을 만났다

7시간을 달렸다

시간이 한 시간 달라졌다

받아둔 팟캐스트들을 들었다

전혀 세우지 않았던 앞으로의 여행 계획들을 쳇지피티에게 물어보았다

난데없이 유럽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오늘 초대해 준 메놈의 집에 도착을 했다

오래된 유럽풍의 집이라는 아파트는 매우 신기한 구조였다


현관으로 들어가면 정면으로 쭉 뻗은 긴 복도가 나온다

처음 오른쪽에 방 하나

이후 왼쪽에 거실

그다음 오른쪽은 화장실

정면에 방

마지막으로 그 오른쪽에 방이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 방을 들어가면

다른 문이 있다

그 문을 통과하면

식료품을 놓을 수 있는 팬트리가 있었다

그 옆으로 주방으로 통하는 문이 나온다

주방 끝으로 가면

두 갈래로 복도가 나있다

오른쪽 복도를 지나니

T가 오늘 묶을 방이 나왔다

‘론’의 집보다 더 복잡한 게 분명하다



오는 길에 T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컵라면 쌀국수를 끓였다

쌀국수를 먹으며 집주인 메롬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눌수록 T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의 스토리가 T와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T의 스토리를 들은 그의 반응은 단순했다


“You are lucky”


그는 꼭 레이와의 시간을 축약시켜서 이야기해주는 남자 같았다


“.. 그녀의 탓도 아니고 너의 탓도 아니야, 그냥 이렇게 되려고 그런 거야..”

“.. 바이킹의 배가 떠날 때 부모는 아이에게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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