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거래,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키우는 법
대학교에서 파생상품론과 리스크 관리 강의를 들으며 미국 주식 옵션 투자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짧은 만기의 외가격, 근가격 옵션으로 단기간 큰 수익을 노렸다. 한 달 만에 1천만 원을 벌고, 1주 만에 천만 원을 잃었다. 다시 3달 동안 2천만 원을 벌고, 1주 만에 2천만 원을 잃었다. 다시 시작했지만, 또다시 계좌는 바닥을 쳤다. 왜일까? 답은 명확하다. ‘짧은 만기, 큰 레버리지, 높은 위험’이 반복적으로 나를 무너뜨렸다.
짧은 만기의 옵션은 세타(시간가치) 감소가 매우 빠르다. 만기까지 남은 시간이 줄어들수록 옵션의 시간가치는 비선형적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단기 옵션 매매는 단기간에 큰 수익을 줄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도 순식간에 커진다. 특히 외가격 옵션은 만기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가치가 0이 되기 쉽다. 몇 번의 성공 뒤, 욕심이 커져 포지션 규모를 늘리면 ‘한 방’에 계좌가 날아간다.
이제는 만기가 아주 긴, 깊은 외가격 옵션으로 전략을 바꿨다. 이 방식은 세타 감소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만기가 길수록 시간가치 감소가 완만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깊은 외가격 옵션은 프리미엄이 저렴해, 적은 자본으로 약간의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단기간에 대박을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시장이 내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시간이라는 아군이 내 편이 되어준다. 무엇보다, 단기 옵션처럼 하루아침에 계좌가 사라지는 극단적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
옵션 거래는 유연성과 수익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상당한 위험도 따른다. 특히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쓰면 잠재적 손실이 프리미엄을 훨씬 초과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엔 ‘위험 관리’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았다.
철저한 리서치: 옵션과 기초자산을 깊이 있게 분석한다.
위험 한도 설정: 최대 손실 한도를 미리 정하고, 이를 엄격히 지킨다.(나의 가장 큰 문제)
분산 투자: 다양한 종목과 전략으로 리스크를 분산한다.
지속적 모니터링: 시장 상황을 꾸준히 체크하고, 필요시 신속하게 대응한다.
과거에는 작은 시드로 ‘위험보다 수익’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자본, 내 성향, 내 목표에 맞는 거래가 무엇인지 고민한다. 시장이 침체 위기에서 벗어나거나, 위기에도 견고함을 보인다면 단기 옵션 매매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도 ‘위험 관리’가 최우선이다.
파생상품은 적은 자본으로도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 없이는, 그 어떤 전략도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만기가 긴 깊은 외가격 옵션 전략은 단기 옵션의 치명적 위험을 줄이면서, 시장의 기회를 꾸준히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내 경험과 실패, 그리고 전략의 전환은 ‘수익보다 먼저, 내 자산을 지키는 것’이 진짜 투자임을 일깨워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