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관계>
관계라는 게 참 그래. 어렸을 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 본 실뜨기 위에 아슬아슬 걸터앉은 느낌이야. 실은 엉키기에 십상이고, 그 위에서 외줄 타기 마냥 조심조심해도 한순간의 실수로 휙 떨어질 때도 있어. 영원할 것 같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실이 낡아 버려서 자연스레 뚝 끊어지기도 하고.
물론 내가 마지막까지 잡고 있던 실을 내 손으로 놓아버릴 때도 있어. 더는 이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가끔은 가위로 실을 뚝 잘라버려 날 떨어뜨리는 사람도 있겠지. 자기가 만든 관계 속에서 나의 무게를 견뎌낼 만큼 나를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게 좋은 거고 나쁜 거라고 나누고 싶진 않아. 그냥 나는 내가 만든 관계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무게만 견디고 싶어. 그래서 얼마 전에 나도 몇 명 떨어뜨렸어. 잘 가.
Digital Drawin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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